김영만기자 | 2018.09.07 15:39:59
정의당 전남도당이 7일, 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22일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분할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은 2018년 12월까지 현대삼호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누고 그중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으로 합병키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전남도당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지역경제와의 상생방안을 제시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남 서남권에 본사를 둔 최대기업으로 지역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으로, 이러한 기업의 경영구조 개편이 아무런 의견수렴 과정 없이 회사의 편의에 의해 진행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정의당 전남도당의 입장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1996년 IMF사태 이후 지역주민들과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온 자식과 같은 기업이다.
한라중공업 부도와 정상화를 위한 72일간의 파업투쟁 과정에서 목포와 영암을 비롯한 인근의 지역주민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쌀을 걷고 모금을 하는 등 연대, 지지와 응원을 보냈고 이에 힘입어 지금은 조선업을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라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부채를 국민의 혈세로 탕감 받고 1조 8000억 원의 자산 가치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2000여 억 원에 인수한 현대중공업은 20여 년간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그 과정에서 그룹 경영권 보호라는 이유로 현대미포조선 주식 42.3% (주가 약8000억 원)를 보유하면서 현대중공업 → 현대삼호중공업 → 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방식을 가지게 됐다.
그런데 지난 이사회의 결과는 현대중공업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라는 명목으로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소유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의 주식을(약 8000억 원) 가져가겠다는 의미라는 것이 정의당 전남도당의 해석이다.
이에 정의당 전남도당은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사안에 대해 상생 방안을 밝혔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먼저 “현대삼호중공업은 분할과 합병의 문제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지금 지역민들은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문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남서남권 지역경제의 핵심이다.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대삼호중공업 성장과 발전은 지역주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돈만 빼먹고 튀는 일명 먹튀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사업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지역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벌어들인 8000억 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역의 부가 유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대중공업은 그룹차원에서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산단의 발전전략 제시와 함께 8000억 원의 주식을 가져가는 만큼 그에 합당한 투자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대주주의 이익에만 충실한 기업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되어야 한다.”며 “올해 수주물량을 초과 달성한 현대삼호중공업은 2000여명의 추가 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기술 인력은 취업을 꺼려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난해 수차례에 걸친 임금삭감과 단가하락, 비정규직 물량팀의 대량 고용 등으로 현대삼호중공업의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직접 고용확대 및 적정임금 지급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하청업체에 적정단가 지급 및 적극적인 지원으로 상생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정의당 전남도당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정의당 전남도당은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굴지의 대기업으로서 그에 걸맞은 경영권 승계를 포함한 모든 사항을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