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미술로 행복한 삶’을 만들기 위한 ‘미술진흥 중장기계획(2018~2022)’을 2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새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인 ‘문화비전 2030-사람이 있는 문화’를 담은 미술 분야 향후 5년간의 정책구상이다. 지난해부터 기초 연구, 청년·중견·원로 미술인, 미술 관련 협회·단체, 학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임(총 12회), 전문가 토론 및 자문회의(총 23회), 공개토론회, 공청회 등 미술계와의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술은 인공지능(AI), 거대자료(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융·복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미술에 대한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높아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낮은 수입과 높은 창작비용, 낮은 고용안정성, 시장의 불투명성 등의 문제가 지적받아 왔다.
이에 문체부는 국민 누구나 사람 중심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미술로 행복한 삶’을 미술진흥 정책의 비전으로 정하고 창작-향유-유통이 선순환하는 미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한 4대 추진전략으로 ▲안정적 창작활동을 위한 ‘자생력을 높이는 창작환경’ 조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일상에서 누리는 미술문화’ 확산 ▲투명하고 공정한 ‘지속가능한 미술시장’ 육성 ▲법·제도 등 ‘미래를 위한 미술 기반’ 조성을 제시하고, 16개 핵심과제, 44개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먼저 문체부는 창작 환경 조성을 위해 기존 미술작가보수제(아티스트피)를 확대해 ‘미술 창작 대가기준’으로 제도화한다. 미술 창작에 대한 사례비가 기준이 없어 누락되는 경우가 없도록 국공립 미술관 전시, 정부 보조금 지원 사업 등 공공분야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 도입을 통해 작가와 화랑·미술관 간 공정한 계약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용보험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아울러, 미술품 재판매권을 도입해 작가의 권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미술계 고용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속작가제를 확대하고, 미술 전공자들이 작가 이외에 미술 분야에서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시기획(기획자, 자료수집가 등), 전시제작(조명·음향·영상 전문가), 전시해설(도슨트) 등 미술계 직업군을 세분화·전문화해 신직무군으로 육성하고 창직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미술의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국내외 출판, 연구개발(R&D) 지원체계도 구축해 나간다.
보다 폭넓은 문화 향유를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지역에서도 더욱 가까운 곳에서, 더욱 쉽게 미술을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콘텐츠의 지역 순회전시를 지원(연 30억 원 내외)하고, 전시관람비 소득공제, 중저가 미술품 시장 육성을 통해 미술 소비 대중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실태를 점검·개선하고, 법제상 불명확한 기준 개선과 복잡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도시재생 사업 등과 연계해 작가들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공동 창작·전시·판매 공간인 메이커스페이스(가칭 예술창작소)를 조성한다.
미술은행 기능 확대로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육성에도 나선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미술은행의 기능을 확대·개편해 정부미술품의 통합 관리범위를 확대하고 미술품 보험, 미술품 담보보증 등 다양한 금융지원도 도입한다. 지역미술은행 설립, 공공수장고 설치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미술품 유통·감정업을 제도화하고, 미술품 소비 활성화를 위한 상속제 물납제 등 각종 세제지원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미술계와 폭넓은 협의를 통해 수립한 이번 정책은 그동안 미술계에서 논의된 다양한 이슈를 담아 새 정부 미술정책의 기본방향과 구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주요 사안별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령 제·개정, 예산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