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서울패션위크 빅팍 f/w컬렉션(사진= 빅팍)
"스코틀랜드의 전통적 수제 모직물로 유명한 '해리스 트위드(Harris Tweed)'에 트렌디한 에코퍼(eco-fur)로 극렬하게 대비되는 클래식과 모던함의 조화를 보여준 패션쇼."
지난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 '빅팍(BIG PARK) 2018 F/W 컬렉션'에서 박윤수 디자이너는 '세이브 더 울프(SAVE THE WOLF)'를 주제로 자연재해와 생태계 붕괴에 대한 환경 의식을 일깨우는 컬렉션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이브 더 월드(SAVE THE WORLD)가 아닌 세이브 더 울프(SAVE THE WOLF)다. 늑대는 한국에서 지난 2012년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에 몰린 늑대는 지구상에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척도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다. 하지만 빅팍의 의상 디자인에 숨어있는 늑대의 모습은 세련되고 트랜디하다.
▲2018서울패션위크 빅팍 f/w컬렉션(사진= 빅팍)
이번 시즌 컬렉션의 의미에 대해 빅팍(BIG PARK) 관계자는 "빅팍 시그니처 감성이 돋보이는 열정과 생명의 레드컬러, 자연의 신비로움과 존엄성을 상징하는 늑대를 모티브로 빅팍만의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패션으로 표현해 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더욱 다양한 색상의 에코퍼와 가죽을 사용해 에코소재 영역을 확장했다"며 "해리스 트위드를 빅팍만의 스트리트 감성으로 재해석,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스트리트룩을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패션쇼의 시작은 나무가 빼곡한 숲속의 어두운 헛간에서 빛과 함께 한 여성 모델이 입고 등장한 작품이었다. 이번 시즌 빅팍(BIG PARK)의 모든 패션 소재와 의미를 담은 듯 다양했다. 강렬한 레드체크의 전통적 해리스 트위드에 가죽과 에코퍼를 함께 사용해 제작한 코트는 신비로운 바이올렛 컬러의 늑대 무늬 원피스를 감싸고 있었기 때문.
모델들이 착용한 스니커즈는 요즘 핫한 '더스티모브(DUSTYMOUVE)'와 콜라보로 진행한 것으로 쇼를 위해 특별 제작된 제품들이다.
피날래는 데비헤리가 메인 보컬인 밴드 블론디가 78년에 내놓은 팝송 '하트 오브 글래스(HEART OF GLASS)'의 모던한 버전과 함께 진행됐다. 마지막에 등장한 디자이너 박윤수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걸어나와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얼굴을 감싸며 아쉬운 듯 돌아서서 들어갔다.
▲2018서울패션위크 빅팍 f/w컬렉션 피날래에서 인사하는 박윤수 디자이너(사진= 빅팍)
박윤수 디자이너는 쇼를 마친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는데 "매 컬렉션 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지만, 현실과 가상의 차이와 어쩔 수 없는 타협과 내려놓음... 컬렉션이 끝나고 나면 조금의 후회를 하지만, 또 그 후회가 다음 컬렉션을 준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라며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포스팅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citize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