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더 유닛’과 JTBC ‘믹스나인’의 승패는 결국 출연자들에게 걸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많은 관심 속 시작한 ‘더 유닛’과 ‘믹스나인’이 ‘프로듀스 101’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유닛’은 데뷔했다가 실패한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믹스나인’은 YG엔터테인먼트 수장인 양현석의 색을 묻힌 아이돌의 탄생이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뒀지만 첫 회 시청률과 비교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믹스나인’은 1%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더 유닛’ 7, 8회 시청률은 6회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으나 화제성 측면에서 약하다. 결국 두 프로그램이 차별점으로 둔 점이 대중을 설득시키지 못한 결과다.
‘더 유닛’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는 아이돌, 아이돌을 꿈으로 하는 배우 등을 출연시켜 자신들이 내세운 차별점의 본질을 흐렸다.
19일 방송된 ‘믹스나인’은 그야말로 ‘프로듀스 101’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등급별로 옷 색깔을 나누고, 나중에 등장한 피라미드식 순위 발표는 ‘프로듀스 101’ 재방송을 보는 것 같았다. ‘프로듀스 101 시즌1’ 연출을 맡았던 한동철 PD가 프로그램을 꾸린 터라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이미 ‘프로듀스 101’ 시즌 1과 2를 보며 피라미드식 순위와 소위 ‘악마의 편집’으로 일컬어지는 연습생 사이의 갈등 등의 연출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처음엔 신선하게 느꼈을 수 있지만, 이제는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심사위원단 또한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지 못하다. ‘더 유닛’엔 비, 조현아, 태민, 황치열, 산이, 현아가 심사를 보고 있는데, 아이돌 선배로서 아이돌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사연에 몰입하다보니 공정한 심사가 잘 이뤄지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는 장면이 많다는 것. 반면 ‘믹스나인’의 양현석은 독설 심사평이 논란이 됐다. 명확하지 않은 개인의 합격 기준이 대중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그램의 매력을 이끌 수 있는 건 출연자들에게 달린 것 같다. ‘프로듀스 101’에서도 대중을 매혹시키는 연습생들이 있었다. 연출의 힘도 있었겠지만 적은 방송 분량 속 매력 어필을 위해 힘쓴 ‘자영업자’로 일컬어진 박지훈을 비롯해 최종 1위에 오른 강다니엘 등은 편집을 통해서 꾸며진 방송만이 아닌, 직캠에서도 힘을 발휘하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즌 2 시작 당시 시즌 1을 기억하면서 "누가 보냐" 했던 대중의 마음을 돌린 것.
‘더 유닛’과 ‘믹스나인’에도 화제의 참가자들이 있다. 소속사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은 매드타운,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팀 해체를 맞은 양지원, 한때 JYP의 기대주였지만 어느 샌가 잊힌 주(Joo) 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믹스나인’에서는 신류진이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떠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뛰어난 춤 솜씨로 “역시 JYP”라는 칭찬을 받았고, 신류진을 비롯해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했지만 아깝게 떨어진 우진영도 남자 투표수에서 1위에 등극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출연자들의 매력이 꺼진 대중의 관심을 다시 지펴 올릴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