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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대기업이 중소상인 살린 현장…현대백화점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 가보니

상인 250명과 윈윈 협약…국내최초 상생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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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5.31 15:10:30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전경. (사진=김유림 기자)


현대백화점그룹과 가든파이브가 손잡고 문을 연 상생형 쇼핑몰 ‘현대시티몰’의 첫 주말. 한동안 대규모 공실 사태로 ‘유령상가’라고 불리던 시절이 무색할 정도였다. 나들이객으로 붐볐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활기에 소상공인들은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여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두웠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7년 유령상권 현대百이 임차해 살려
매출 오르면 상인들 임대수입도 올라 
수백여개 매장에서 먹고 즐기고 쇼핑

지난 28일 CNB취재진이 찾은 가든파이브의 모습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유모차를 끌고 쇼핑을 즐기는 ‘유모차 몰링족’에서부터 70대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가족 나들이를 겸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아울렛관 1층에 위치한 한섬관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김유림 기자)


앞서 가든파이브는 지난 2010년 면적 820,300㎡, 삼성동 코엑스몰의 6배 규모로 문을 열었다. 당초 1990년대 말 서울시와 SH공사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이었으며, 2006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 청계천 복원 작업을 추진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SH는 복원 작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청계천 상인들에게 일반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가를 매입할 수 있게 해줬고, 향후 최고의 상업지역으로 번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무리한 대출을 받아서 입주하기도 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점 푸드스트리트에 입점해 있는 맛집 사발(윗쪽)과 광동제약 비타민청춘카페 by 비타500. (사진=김유림 기자)


그런데 개장 이후 장밋빛 미래는 사라졌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연결, 성남-송파-잠실을 잇는 ‘교통의 요지’임에도 불구하고 70%가 미분양 됐다. 상가를 팔려고 해도 매입자가 나오지 않아 자포자기 상태로 문을 닫은 가게도 수두룩했다. 

이유는 분양가가 SH공사에서 사업 초기 제시한 3.3㎡당 8000만원 수준에서 2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청계천 이주 대상자 6000여명 가운데 실제 입주한 인원이 1000여명 선에 그치면서 상권 침체가 계속돼왔다.  

이처럼 7년 동안 ‘유령상가’로 전락한 가든파이브에 숨을 불어넣어 준 곳이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의 리빙관(지하1층~4층)과 테크노관(지하1층~5층)에 영업면적 약 1만4781평 규모로, 아울렛과 전문몰을 결합한 쇼핑몰 ‘현대시티몰’을 지난 26일 그랜드오픈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점 전문몰 1층에 있는 포터리반 쇼룸. (사진=김유림 기자)


상인들 7년 고통 끝나나

특이한 점은 중소상인들과의 ‘상생’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상인 약 250명과 SH공사로부터 매장을 임차해 운영하는데, 매출액의 일정부분(수수료)을 임차료 명목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매출액이 증가하면 수수료율이 올라가 중소상인들의 임대료 수입이 커지는 파격적인 계약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최초의 ‘상생형 쇼핑몰’로 불리고 있다. 잘만 되면 수년간 고통 받던 상인들의 주름이 펴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아울렛관 지하 1층 ‘푸드 스트리트’다. 금강산도 식후경, 도착하니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다. 깔끔한 뒷맛으로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퓨전 음식점 ‘사발’을 비롯해 정호균 셰프의 ‘서래식당’, 대구 3대 빵집 ‘대구 근대골목 단팥빵’, 광동제약이 처음 선보이는 ‘비타민청춘카페 by 비타500’ 국내 내로라하는 맛집이 즐비해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아울렛관 4층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 (사진=김유림 기자)


식당가를 둘러본 후 본격적인 쇼핑을 시작했다. 아울렛과 전문몰은 서로 다른 동에 있지만 연결돼 있어서, 양쪽을 오가면서 저렴한 이월상품부터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신상품까지 폭넓은 구경이 가능하다.

아울렛관에는 빈폴, 미샤·시슬리 등 총 220여개 브랜드가 상시 할인 판매를 하고 있으며, 몰관에는 설화수‧키엘‧오휘 등 국내외 화장품과 유니클로·에잇세컨즈 등 SPA브랜드, 그리고 스톤헨지·필크림·디디에두보 등 액세서리 브랜드 등 총 140여개가 입점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전문몰관 지하 1층의 마이시티 매장. (사진=김유림 기자)


수많은 매장 중에서 아울렛 1층의 타임·마인·랑방컬렉션·덱케 등이 입주해 있는 ‘한섬관’이 가장 붐볐다. 현대백화점 패션계열사 한섬은 2012년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인수할 당시 매출이 4963억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지속 성장해 2014년 5100억원, 2015년 6168억원, 2016년 7120억원을 달성했다.

주부들은 ‘포터리반’ 입점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6월 22일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의 포터리반·포터리반키즈·웨스트엘름 등의 국내 1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포터리반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미드 ‘프렌즈 시즌6’에 등장하면서 한국 고객들도 관심을 가지게 된 브랜드다. 극중 피비라는 인물이 “포터리반은 공장에서 찍어냈어”라고 화내면서, 정작 룸메이트 레이첼이 집안을 포터리반 가구로 꾸미자 매우 좋아하는 내용의 에피소드다. 

포터리반키즈 쇼룸을 구경하던 한 주부는 “반품하기도 힘들고, 언어 장벽으로 고생해오던 해외 직구를 안해도 돼서 너무 좋다”며 “그동안 엄마들이 꼭 사주고 싶어하는 아이템으로 유명한 포터리반 키즈 이니셜 백팩은 초등학교 입학 시즌만 되면 해외 직구 전쟁이 일어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전문몰관 4층에 있는 교보문고. (사진=김유림 기자)

 
놀이와 재미를 추구하는 ‘플레이슈머(Playsumer)’를 위한 체험형 매장도 대거 들어서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는 국내 처음으로 무료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아빠와 딸, 커플 등 모두 양손에 컨트롤러를 쥐고 최신 게임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 

‘맛집 줄서기 혼란’ 2% 아쉬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노는 공간도 많았다. 미술관 놀이터 ‘플래뮤 아트센터’와 다양한 미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키즈스타 아틀리에’, 글로벌 영유아 체험형 놀이터 ‘애플키즈 클럽’이 운영 중이다. 

또 고객이 원하는 취향대로 티셔츠를 제작해주는 ‘마이시티’ 매장 앞에서 손자의 이름을 새긴 옷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할아버지, 무료 시타가 가능한 ‘골프존 마켓’에서 스윙을 해보는 아버지, 200여 좌석이 마련돼 있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면서 쇼핑에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하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아울렛관 5층에 있는 애플키즈 클럽(윗쪽)과 H-키즈 스튜디오. (사진=김유림 기자)


이날 둘러본 현대시티몰은 아울렛과 전문몰의 결합, 식도락, 즐길거리, 중소상인들과의 상생경영까지 완벽했지만, 다만 개점 초기인 만큼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주차장은 지하 5층부터 지하 2층까지 현대시티몰 뿐만 아니라 NC백화점, 테크노관 등 라이프동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모두 연결돼있다. 그러나 현대시티몰로 걸어가는 표시가 제대로 돼있지 않아, 주차 후 길을 헤매는 고객이 여럿 보였다. 

또 푸드 스트리트 맛집 앞에 늘어선 웨이팅 고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해 보였다. 줄 서있는 사람들과 이들을 보지 못하고 식당 뒤쪽으로 들어가 테이블을 차지하는 쇼핑객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사실 배고픔을 참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기 고객의 질서는 매장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열심히 준비했지만, 아직 오픈 초창기라서 완벽하지 못했던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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