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코리아가든쇼에 출품한 가든디자이너 최재혁의 작품 제목 '세심원(洗心園)_마음이 쉬는 자리'(사진= 고양국제꽃박람회)
2017고양국제꽃박람회를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관람객이 적어 한산한 평일 오전이나 오후에 박람회를 감상하는 것이다. 특히 평일 조용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10명의 가든디자이너들이 작품을 공모한 '2017코리아가든쇼-토닥토닥, 내 삶에 위로를 주는 정원'은 놓치지 말아야 할 섹션이다.
오페라가 종합예술이라면 가든은 꽃과 나무의 종합예술이다. 그에 더해 가든디자이너 최재혁의 작품 제목 '세심원(洗心園)_마음이 쉬는 자리'가 말해주는 것처럼 정원은 과거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영혼의 쉼터'가 돼 왔다. 작가들은 일제히 자신들의 정원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주말이나 공휴일엔 힐링이 킬링이 될 수도 있는 법. 그래서 평일 오전이나 오후 한적한 시간에 정원을 감상하길 권하는 이유다.
국립수목원과 한국조경신문 주관으로 고양시와 산림청, (재)고양국제꽃박람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7코리아가든쇼'에는 올해 37개 작품이 접수돼 최종 10개의 작품이 선정돼 전시되고 있다. 지난 4월 26일 심사가 진행돼 시상식은 5월 12일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수상작들의 결과를 보여주는 명단은 아직 미공개다. 관람객들이 직접 심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상 1인에게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및 상금 1000만원과 2017세계 가드닝월드컵 참관 여행권 2장, 2018세계가드닝월드컵 쇼가든부문 출전권이 부여된다.
10명의 가든디자이너들의 작품 소개
참여하는 10인의 작가들 중 'Red Roots 할머니'의 정효연 작가는 성장배경이 돼 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정원 속 낡은 문에서 할머니가 걸어 나올 것 같은 편안한 정원이다. 작가는 할머니를 우리 삶의 뿌리이자 모체로 정원에 담았다.
'세심원(洗心園)_마음이 쉬는 자리'의 최재혁 작가는 작품을 통해 "한국의 오래된 정원에서 영감받은 요소로 채운 '세심원'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최재혁 가든디자이너는 고택정원의 정서를 대나무숲으로 비유한 한국적인 정원을 선보이고 있다.
'이프_꽃보다 아름다운 삶을 가꿀 수 있다면'의 노희은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 삶도 정원가 같다. 수목원에 와서 정원에 대한 영감을 얻고 위로가 필요한 분들의 위로가 되는 정원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2017코리아가든쇼에 출품한 김지영 작가의 'Cave of the Heart_나를 위한 위로의 정원 내 마음의 동굴'(사진= 고양국제꽃박람회)
'Cave of the Heart_나를 위한 위로의 정원 내 마음의 동굴'의 김지영 작가는 "나에게 정원은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자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다. 이 작품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치유의 공간, 휴식의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콘크리트 소재의 동굴쉘터와 조화로은 정원으로 소환되는 유년의 기억을 정원 속에 담아냈다.
'Mindscape Garden_마음풍경원'의 박지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정원을 이루는 여러 물성과 어우러진 나의 방에서 즐기는 감성의 연속적 경험으로 삶에 위로를 주는 정원"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사유와 감성의 연속적 공간인 정원에서 돌아보는 내 마음의 풍경을 표현했다.
또한 '낮과 밤, 마음을 비추는 시간'의 서빛나래 작가는 "쇼 가든이기에 나의 감성과 이념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었고,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조율하고 이끌어 가며 디자인의 세세한 것들을 직접 다룰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언급했다. 작가는 정원 중심부에 둥그런 연못을 설치해 마음을 비추고 위로와 용기를 얻는 공간을 표현했다.
'잠깐 깨었다가 다시 든 잠_그루잠'의 김철중 작가는 "정원의 매력에 취해 코리아가든쇼 공모에 참여했고, 10인의 작가에 선정돼 직접 제주에서 느꼈던 감동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최하위다. 그루잠은 깨었다가 다시 든 잠을 일컫는다. 현대인의 고단함을 정원에서 느린 시간 속에 해소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2017코리아가든쇼에 출품한 김기범 작가의 '친구름정원' (사진= 고양국제꽃박람회)
'친구름정원'의 김기범 작가는 "친구름 정원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주면의 좋은 풍경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친구름정원이라는 말은 작가가 친구와 구름정원을 조합해 만든 조어로 혼밥, 혼술의 외로운 시대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아늑한 구름같은 정원을 표현했다.
'로그오프 가든'의 한라영 작가는 "졸업 후 취업한 설계회사에서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를 경험하면서 나에게 맞는 스케일은 정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로그오프 가든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으로부터 떠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그오프는 퇴근이고 휴식이다. 잠시 떠날 수 있는 사각 메탈 프레임의 현대인을 위한 도시공간을 정원으로 꾸몄다.
마지막으로 'B612'의 차용준 작가는 "코리아가든쇼는 항상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며 좀 더 발전해 나가는 계기다. 이번 출품작 B612'를 통해 코리아가든쇼와 함께 나 역시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B612는 셀카앱이 아니라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집 한채 크기의 소행성의 이름이다. 소설처럼 관람객들이 이 정원과 관계맺고 서로 길들여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CNB뉴스(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