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춘천 애국시민 탄핵기각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춘천1만촛불 참가자 간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
"상가에 똥 싸 지르기. 어린애와 함께 가는 부모들한테 온갖 욕설과 협박. 기자폭행. 손자같은 초·중·고생 붙잡고 욕하고 폭행하기..."
지난 19일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최한 태극기 집회와 김제동과 함께 춘천1만촛불을 취재했던 M언론 J 모 기자는 당시 상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실제 당일 오후 5시를 전후한 현장 상황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자칭 보수단체를 표방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 '춘천애국시민 탄핵기각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거리행진 종료 지점인 거두리 성우오스타 아파트 교차로 인근에서 열린 '김제동과 함께하는 춘천1만촛불' 참가자들 대상으로 폭언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박근혜 구속' '김진태 사퇴' 등 피켓을 나눠주는 고교생 및 대학생 등과 승강이와 함께 몸싸움을 벌였다.
또 평화적인 집회를 위해 투입된 의경들에게 태극기로 삿대질하며 '빨갱이 처단', '김대중-김일성 광주사태 음모설' 등을 역설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특히 친박집회 현장을 취재중이던 주간지 '춘천사람들' 소속 K 모 기자의 가방에서 세월호 리본을 발견하고 '빨갱이'라는 등 욕설과 함께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K 모 기자에게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혔다.
▲박근혜정권퇴진춘천시민행동이 21일 오후 자유한국당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사무소 앞에서 촛불집회 참가시민 폭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장면. (사진=박근혜정권퇴진춘천시민행동)
김제동과 함께하는 춘천1만촛불을 주관한 박근혜정권퇴진춘천시민행동에 접수된 당일 피해사례만 수십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시민행동은 21일 오후 2시 자유한국당 김진태 국회의원 춘천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9일 발생한 박사모 등 친박단체의 폭행사태와 관련 "친박단체의 무자비한 폭력적 만행을 규탄"하고 "김진태 사퇴"를 촉구했다.
춘천시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오직 평화집회를 방해하기 위한 책동과 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언어폭력과 신체 폭력을 가해 무법천지와 같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며 "외부세력을 춘천에 끌어들여 무법천지를 방조한 김진태의원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춘천시민행동 측은 당일 탄핵기각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70여 대 버스와 전철무료승차로 춘천으로 이동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자칭 보수단체가 주최한 태극기 집회를 취재하던 중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한 '춘천사람들' K 모 기자.
춘천시민행동은 이와 함께 "촛불시민들에게 가해진 폭력에 대해 경찰은 상당한 목격사례가 있다고 본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처벌하고 친박단체 집회 주최 측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 관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야당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절대로 안 된다"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특검기한 연장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최한 태극기집회 참가자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탄기국 주최 측은 13만 명으로 추정한 반면 춘천시민행동은 1만 명 미만이라는 입장이다. 김진태 의원은 5만 명도 훨씬 넘는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