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대단한 불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3차 대국민담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관련한 문제에서는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사과한 부분은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 정도다. 최순실 씨를 비롯한 현 상황에 대해 선을 그은 격. '하야'와 '퇴진'이라는 표현 또한 입에 담지 않고, 임기 단축이라는 표현을 썼다. 3차 대국민 담화에서도 추후 진행하겠다며 질문을 또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들은 정작 중요한 것들은 모두 피해간 '책임 회피'식 논리가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음은 대국민담화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불찰로 국민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립니다. 이번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국민여러분의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 100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내립니다.
국민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 18년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했던 여정은 더 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저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의 결심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는 이제 모든것을 내려놓았습니다.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서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