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6.11.04 08:44:27
춘천시청 출입기자단이 시의원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을 보이콧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입기자단은, 시의원들에게 '시청 열린공간에서 기자회견을 하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자회견을 보이콧 하고 전원 불참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자회견 내용이 현 시장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춘천시의회 남상규·변관우·임금석·황찬중 의원은 지난 2일 오전 11시 시의회 내 소회의실에서 '삼악산 로프웨이 사업의 문제점과 정책대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원도청 출입 D일보, H신문 기자 2명과 통신사 등 8개 매체 기자들만이 참석했다.
반면 시청 출입기자단 중에는 M방송의 K기자 한 명만 참석했다. 현재 시청 출입기자단은 10개 언론사 1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시청 및 시의회 등을 담당하고 있다.
시청 출입기자단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보이콧 결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기자회견에 참석한 M방송 K기자는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출입기자단이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보이콧한 사실을 공개했다.
K기자는 "출입기자단이 춘천시의회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보이콧했다. 시청기자실을 두고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는 게 표면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시의원들은 '중앙지 기자들도 참석해야 하는데 시청기자실은 좁다'는 이유로 시의회로 장소를 정했다고 한다"고 전한 뒤 "시청 출입기자들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하지만, 감정은 감정이고 보도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삼악산 로프웨이 추진 절차와 과정에 대한 시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타당했고 춘천시민들은 그 사실을 알아야 했다"면서 "(시청 출입기자단) 당신들 떳떳하신가?"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시의원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황찬중 시의원은 "출입기자단이 기자회견을 보이콧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허탈해하며 "제가 덕이 모자른 탓"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장소와 관련해 시의원들과 출입기자단의 말을 종합하면 황찬중 시의원은 지난 1일 시청 출입기자단 간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의 내용과 시간, 장소 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취재를 당부했다.
최근 삼악산 로프웨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춘천시가 특정 기업을 위한 맞춤형 공모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하기 위한 기자회견인만큼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시청 내 열린공간은 실내면적이 33㎡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출입기자들을 위한 사무공간으로 이용되면서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황찬중 시의원은 "시청 열린공간은 장소가 비좁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시청 출입기자단뿐만 아니라 도청 주재기자와 인터넷 언론사 소속 기자 등이 참석할 수 있도록 취재편의를 위해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 출입기자단은 황찬중 시의원에게 시청 내 열린공간(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당초 계획대로 시의회 내 소회의실에서 진행됐고, 시청 출입기자단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의 내용이 최동용 시장이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한편 시청 출입기자단 측은 시의원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의 불참은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콧 때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시청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는 G방송 J기자는 "황찬중 시의원에게 취재 편의를 위해 기자회견 장소를 시청 기자실(열린공간)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황 시의원은 '이미 준비가 다 돼 있어서 (기자회견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이콧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취재는 기자들이 판단해 결정하는 사안으로, 전혀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춘천시청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전 10시 춘천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열린 '춘천시의회 잘못된 관행 전면 쇄신과 역할 강화 촉구 기자회견'에는 과반이 참석해 대조를 보였다. 춘천시민연대의 기자회견 내용은 춘천시의회 내무위원회 파행에서 비롯된 문제점 등을 짚는 것으로,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한편 춘천시의회 남상규·변관우·임금석·황찬중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삼악산 로프웨이 사업은 특정 기업을 위한 맞춤형 공모였다고 지적하고 사업 철회와 함께 제4섹터 방식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춘천시는 이에 대해 지방계약법 적용 대상인 입찰에 해당되지 않는 등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