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일민미술관 책임 큐레이터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자신을 예술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소개한 한 네티즌은 "지난해 11~12월 쯤 큐레이터 A씨에게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 글에는 "속옷 속으로 손이 들어왔다" 등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이어 함영준 큐레이터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 있다는 글이 이어지며 논란이 커졌다.
이에 함영준 큐레이터는 22일 "현재 논란 중인 일에 입장을 밝히고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그는 "신체 접촉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한다"며 "우선 내가 가진 모든 직위를 정리하겠다.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정리한 후 그만두겠다. 이후 자숙하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민미술관 책임 큐레이터인 함영준 큐레이터는, 문화잡지 도미노에 편집동인으로 참여 및 영등포 역사 맞은편에 버려진 건물을 활용해 대안 미술 공간 커먼센터를 만들어 주목 받았다.
특히 커먼센터에서 선보인 독특한 콘셉트의 전시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4년 3월 개관전 '오늘의 살롱'을 비롯해 이후 2015년엔 '오늘의 살롱 2015'전, 같은 해 '혼자 사는 법'전 등을 선보였다. '혼자 사는 법'전의 경우 나홀로족이 증가하는 현 시대에 젊은층이 어떻게 삶을 꾸릴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보여줘 호평 받았다.
매번 흔해빠지지 않은, 독특한 콘셉트의 전시가 호평 받은 반면 논란에 휩싸인 전시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열린 '후죠시 매니페스토'전의 경우 주제부터 논란을 빚었다. 전시의 취지는 서브컬처(매니아 문화)에 대한 편견을 딛고, 솔직한 욕망을 서슴없이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주 소재는 '쿠로코의 농구' '도검 난무' 등 동인 문화에서 인기있는 만화의 BL(Boys Love) 이미지였다.
이 전시에 저작권 침해 및 음란물 유포 논란이 일었다. 전시 개관일에 음란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전시에 쓰인 이미지가 인터넷상의 19금 그림들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전시를 찾은 사람들이 항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저작권 침해'와 '현대미술의 맥락'이라는 관점이 첨예하게 맞섰다. 커먼센터는 올해 1월 31일까지 운영되고 문을 닫은 상태다.
한편 최근 작가 박범신과 시인 박진성도 성추문 의혹에 휩싸이면서 문화계에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