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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업계 누가 1위? 매일유업 서울우유 “헷갈려”

전체 매출은 매일유업, 우유 사업은 서울우유…뭐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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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6.10.04 16:41:03

▲모든 유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사이, 매일유업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80여년만에 서울우유의 매출을 따라잡았다. (사진=김유림 기자)

매일유업이 80여년 만에 서울우유의 매출액을 따라잡아 화제다. 모든 유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더 주목을 끈다. 하지만 우유사업 부문만 놓고 비교하면 여전히 서울우유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유업계는 우유로 승부를 낸다”는 전통적인 공식이 무너진 이유가 뭘까. (CNB=김유림)

매일유업, 외식사업 확대로 매출 1위 
우유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서울우유
사업분야 넓어지며 원래 기준 무너져

매일유업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서울우유를 앞질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올해 1~6월 매출은 79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인 8338억원보다 4.3% 감소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8003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익면에서도 뚜렷한 약진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유업계는 모든 산업 중에서도 저출산으로 인해 영유아 감소, 흰우유 소비 부진, 원유가격연동제와 우유 가격 인하 압박 등에 따른 실적 둔화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유업은 일찌감치 흰우유 하나로는 회사가 유지될 수 없다고 판단, 다양한 사업 진출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은 특히 외식사업을 적극 공략해왔다.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커피전문점 ‘폴바셋’, 피자 전문점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등을 운영 중이다.

이 중 2008년 처음 선보인 폴바셋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고급커피,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등의 차별화 전략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폴바셋의 매출은 2013년 174억, 2014년 285억, 지난해 484억으로 증가했으며, 점포수도 2013년 23개, 2014년 37개, 지난해 68개, 올해는 73개로 확대됐다. 매일유업은 폴바셋에 우유를 공급하면서 원유 재고량 감소 등 이중 효과를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커피프랜차이즈 ‘폴바셋’을 설립해 자사의 우유를 공급하며 원유 재고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폴바셋 스타필드 하남 2호점. (사진=매일유업 홈페이지)

맥도날드까지 눈독 “왜”

또 최근에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들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맥도날드는 매일유업 외에 CJ와 KG그룹컨소시엄이 인수 의향을 밝히기도 했지만, 현재는 매일유업만 단독 후보로 남았다.

매일유업은 김선희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정도로 맥도날드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매일유업이 맥도날드 한국 사업권 획득에 성공한다면 햄버거에 들어가는 치즈, 우유와 아이스크림 등을 자사 제품으로 대체하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은 중국 분유 시장에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자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이 커, 상대적으로 한국 분유의 인기가 높다.

이에 매일유업은 2013년 중국 영유아조제분유 라인을 본격적으로 확대했고, 그 결과 2007년 8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38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는 47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법에 근거해 1937년 설립된 농협중앙회의 회원 조합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이처럼 매일유업이 사업다각화로 성과를 거두자 다른 경쟁사들도 우유 부문 외의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실례로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해온 서울우유는 2012년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양분하고 있던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다가 경쟁사 제품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업계에서는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로 협동조합이라는 한계를 꼽고 있다. 서울우유는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출발해 현재까지도 협동조합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가 경영지배하는 타사와 달리 조합원들이 임기 4년의 조합장을 선출하다보니,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공격적인 경영보다 자리보전에 급급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성과위주의 단기 이익에 치중할 수밖에 없고, 급변하고 있는 시장상황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우유로 승부 ‘옛말’

하지만 매일유업의 성공사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매일유업은 총 20개의 계열사를 두고 의류사업, 와인과 외식업 등 모든 분야 사업을 하고 있는 탓에 주사업인 우유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유업 측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4일 CNB에 “업계에서 유일하게 저지방 우유를 0%, 1%, 2% 3가지 종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유당불내증 때문에 우유를 먹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위해 락토프리 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도 출시하는 등 우유기업 중 신제품을 가장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으며, 우유사업을 절대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우유기업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만큼 우유업계 매출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체매출은 매일유업이 1위지만 유가공 분야만 놓고 비교하면 서울우유의 올 상반기 매출이 6881억원, 매일유업 5105억원으로 서울우유가 크게 앞서고 있다. 우유시장 점유율 역시 서울우유 34%로 1위, 남양유업 15%, 매일유업 12% 순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울우유는 자신들이 진정한 업계 1위라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CNB에 “다른 사업 영역에 진출한 경쟁업체와 달리 지속적으로 유가공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유제품 시장 점유율 1위로서 앞으로도 낙농업 발전과 새로운 우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여기다 참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동원F&B도 우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741억원으로 매일유업을 앞지르고 있다.

이처럼 우유와 우유 외 매출이 뒤죽박죽되면서 ‘매출1위 우유기업’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우유 하나만으로 유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우유 기업들은 종합식품과 외식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우유 매출만을 놓고 순위를 매기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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