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양대 산맥 글로벌 시장 ‘호평’
삼성전자, 미국서 ‘평판 좋은 기업’ 2위
LG전자 “유럽인들 몸에 맞게” 변화 성공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미국 기업평가기관인 ‘명성연구소’(Reputation Institute·RI)가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기술기업(The Most Reputable Tech Company)’에서 총점 84.4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인텔(3위), VM웨어(4위), 도시바(5위), HP(7위) IBM(10위) 등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뒤를 이었다. 1위는 삼성전자보다 총점 1점 차이로 근소하게 앞선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85.5점)이 차지했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소비자 매체 ‘알트로콘수모(Altro Consumo)’와 호주의 월간 소비자 정보지 ‘초이스(Choice)’는 8월호에서 LG드럼세탁기를 드럼세탁기 부문 1위 제품으로 평가했다. LG의 다른 드럼세탁기 3종은 공동 2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LG전자의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모델명 GBF539PVQWB)가 호평을 받았다. 영국 소비자 연맹지 '위치(Which)'는 판매 중인 냉장고를 대상으로 한 성능 평가에서 이 제품을 1위로 선정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기업환경, LG전자의 제품성능이 해외서 찬사를 받은 까닭은 뭘까?
명성연구소는 이번에 미국인 8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품·서비스, 혁신성, 업무 환경, 기업관리(governance), 시민의식, 리더십, 경영실적 등 7개 영역을 평가해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제품과 서비스, 혁신, 재무성과는 물론 기업의 시민의식(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 여기는 경영진의 태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직장 내 행동강령 시행, 환경·사회 문제에 대한 약속 이행 등 비중 있는 평가 항목에서 두루 고득점을 받아 2위까지 올라 설 수 있었다.
삼성이 이처럼 고른 득점을 받은 데는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한 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최근 임직원 간 ‘OO님’으로 부르게 하는 등 호칭 파괴를 통한 수평적 조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불필요한 보고문화와 회의문화를 뜯어 고쳐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보수적이고 관료제적’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삼성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 이번 평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일 CNB에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에 대한 평가에 자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현지화 정책 ‘호평’
LG전자의 경우, 현지 분위기를 반영한 기술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효율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이에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등에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해 현지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호주 소비자 정보지 ‘초이스’ 선정 성능평가 1위에 오른 드럼세탁기(모델명 WD14024D6)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기능 등이 탑재됐다.
이로 인해 세탁, 옷감보호, 물 사용량, 브랜드 만족도 등 주요 항목에서 모두 고득점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1위에 오른 드럼세탁기(모델명 FH6F9BDS2) 역시 성능은 업그레이드 하면서 에너지효율은 높인 점이 주효했다.
이 제품에는 에너지효율은 높이면서 소음은 낮출 수 있는 혁신 기술인 ‘센텀 시스템(Centum System)’이 적용됐다. 또한 세탁기 모터, 냉장고 컴프레서 등이 장착돼 프리미엄 가전의 내구성을 지녔다.
특히 이 센텀 시스템으로 유럽 최고 에너지 효율 등급인 ‘A+++’ 보다 60% 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영국에서는 LG전자의 냉장고가 주목받았다. 소비자 연맹지 '위치(Which)'는 LG 상냉장·하냉동 냉장고의 냉각 속도, 균일한 온도 유지, 사용 편의성 등에 만점을 줬다.
LG전자 관계자는 30일 CNB에 “에너지효율을 구매조건 1순위로 삼는 유럽 소비자들이 성능은 뛰어나면서 에너지효율까지 높은 LG전자의 가전제품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이어지는 이들 기업의 호평에는 ‘변화’라는 키워드가 숨어있다. 고착화 된 관습을 뿌리 뽑으려는 변화의 의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현지화 노력 등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