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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갤노트7’의 난…SKT·LG유플러스·KT 반갑지 않은 이유

제살 깎는 번호이동 전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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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8.23 10:34:47

▲‘갤럭시노트7’이 지난 19일 출시된 이후 번호이동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LG유플러스 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물감이 칠해진 갤럭시노트7에 물총을 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자 번호이동 고객이 크게 늘면서 이동통신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지만 ‘통신 빅3’ 기업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이미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 이들에게 신제품이 반갑지 않은 이유를 들여다봤다. (CNB=도기천 기자)

시장 포화…‘조삼모사’식 고객유치
‘갤노트7’ 전쟁…마케팅 비용 급증
이통사들 ‘사물인터넷’으로 눈 돌려

“제조사(삼성전자)만 신났죠. 이쪽 통신사 고객이 저쪽으로 옮겨가고 저쪽 고객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고… 결국 잘해야 본전인 상황에서 서로 (고객을) 안 뺏기려고 마케팅 비용만 쏟아 붓고 있죠”(22일 이통사 관계자)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이하 갤노트7)이 지난 19일 출시된 이후, 3일 동안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가 총 6만9499건에 달했다. 

19일 3만5558건, 20일 2만2346건, 21일 1만1595건이다. 21일은 일요일이라 문닫은 대리점이 많아 일시적으로 주춤했다. 갤노트7 출시 전날 번호이동이 1만2299건인 것과 비교하면 2~3배 가량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통사별로 보면 LG유플러스가 3일간 총 448건 순증했고, SK텔레콤이 283건으로 많았다. KT는 731건 순감했다.

▲서울 강남구 T월드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이미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포화에 이른 상황이라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이통사들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조사가 ‘절대 갑’…울며 겨자먹기식 경쟁

이같은 수치가 이통사들에게는 반갑지 않다. 번호이동 건수 대비 순증, 순감 건수가 적은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품귀현상을 보이는 갤노트7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일선 대리점들은 갤노트7을 매개로 번호이동 고객을 앞 다퉈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제조사가 ‘절대 갑’이고, 이통사들은 서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CNB에 “피자(가입자)는 한 판인데 포크(신제품)만 더 늘어난 모양새”라고 현 상황을 표현했다. 이미 가입자가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조사모사’식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조삼모사(朝三暮四)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는 주인에게 원숭이들이 반발하자,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로 바꿨다는 데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이러든 저러든 고객 수는 그대로란 얘기다. 

실제로 이통3사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월 기준 5422만 명으로 1월(5368만 명)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통3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7.5%였는데 이는  외국 주요 이동통신사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KDDI 등 일본 주요 이통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16.7%로, 국내 이통사들의 2배가 넘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18.9%), 미국 버라이존(15.4%), 호주 텔스트라(25.1%) 등 주요국의 통신사들도 전부 두자릿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번호이동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상가 풍경. (사진=CNB포토뱅크)


고삐 풀린 보조금, 단통법 무색

이처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도입된 이후 통신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보조금이 확 줄어들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듯 했지만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CNB가 최근 불법보조금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수차례 방문 취재한 결과, 대부분 매장들이 방통위가 정한 보조금 상한액보다 많은 금액을 보조해주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7과 갤럭시 S7 엣지, LG전자의 G5 등 인기 기종들은 20~30만원 대에 구입이 가능했다. 

대부분 6만원 대의 ‘59.9요금제 6개월 사용’과 부가서비스 1~3개 추가 조건이 붙었지만, 단통법에 따른 공시지원금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심지어 지난 6월에는 이 기종들을 10만원 대에 판매한 날도 있었다. 이런 날은 어김없이 일시적으로 고객이 몰리는 ‘대란’이 발생했다.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고스란히 이통사의 몫이다. 여기다 별도로 대리점에 지원하는 리베이트(판매수수료) 비용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통사들은 동영상 플랫폼 확대를 통한 데이터 사용 유도, 맞춤형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더 줄여야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기 때문. 

정부 압력에 못이겨 문자와 전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지난해 5월 내놓은 이후 고가 요금제를 쓰는 고객이 크게 줄고 있다. 

▲이통사들은 스마트폰으로 각종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홈 IoT’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홈 IoT 개념도.


IoT사업 당장은 적자

이통사들은 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을 벗어나 ‘사물인터넷(IoT)’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이른다. 

도어락, 냉난방, 냉장고, TV, 세탁기, 오븐 등 다양한 가전 기기들을 모바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장은 2020년 18조원 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이통3사 사물인터넷 가입자 수는 482만6248명으로, 통신사별로 매달 10만여 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망 구축, 앱 개발 등 초기비용이 커 당장 향후 2년 간은 적자를 면키 힘든 구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3사의 IoT 설비투자 예상액이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의 성장, 제4이통사 출범 등을 앞둔 상황에서 전 국민이 이미 한 개씩 통신사에 가입하고 있어, 서로 고객뺏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물인터넷 시장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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