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6.06.17 08:37:04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요진와이시티의 1차 입주 예정자 30여 가구가 14일 요진건설산업의 입주 통보를 받고 이사했다가 당장 입주를 하지 못해 길거리에 내몰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고양시의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요진건설산업이 무리하게 입주통보를 해 발생한 것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의 몫이 됐다. 입주예정자 50여 명은 고양시청을 방문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고양시 "당장 입주할 수 있도록 임시사용승인 신청하라"에 요진건설 "거절"
따라서 요진건설산업이 고양시의 준공허가를 받기 위해 길거리에 내몰린 입주민들을 볼모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고양시청을 방문한 입주민들은 "요진건설이 준공도 되지 않은 아파트에 입주통보를 하고, 시에 준공 압박을 하기 위해 우리를 볼모로 이용하고 있다"며 "요진건설 사장 등과 만나기를 요청했지만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입주예정자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라며 요진건설의 태도에 큰 불만을 토로했다.
고양시는 일단 길거리에 내몰린 30여 가구 입주예정자들이 이사는 할 수 있도록 임시사용승인을 내주기로 하고 요진건설에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하도록 요청했으나 요진건설은 거절했다. 임시사용승인은 준공 전이라도 입주를 할 수 있게 시에서 허가하는 것으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요진건설이 임시사용승인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길거리에 내몰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 것같다"고 요진건설의 태도를 질타했다.
요진건설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최대한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이사비용이나 숙소나 이런 것들을 계속 제공해드리려고 하는 상황이고, 칼자루는 시에서 쥐고 있는데 다른 문제들로 준공을 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의 준공허가가 나지 않는 이유는 요진의 협약 이행 문제
그러면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고양시의 요진와이시티 준공허가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인은 2012년 4월 고양시와 요진개발간에 체결된 추가협약서의 내용에 있다. 크게 2가지를 협약한 것인데, 하나는 학교용지 기부채납이고 다른 하나는 업무빌딩 기부채납 건이다.
우선 학교용지 기부채납 협약의 내용은 요진개발 측 재단에서 자사고를 설치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만약 사용승인일 이전까지 학교설립이 되지 않을 경우 고양시와 협의해 공공용지로 용도 변경하고 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요진 측에서 자사고가 아닌 사립초등학교를 건립하겠다고 나서 협약이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고양교육지원청에서도 이는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 따라서 시는 협약서 내용대로 공공용지로 용도변경하고 기부채납한 후 용지를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요진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둘째는 업무빌딩 즉 공공시설 1200억 계약 건이다. 요진개발은 고양시와 49.2%에 해당하는 부지를 공공기여하기로 계약하고 그곳에 업무빌딩을 신축하기로 했으나 요진 건설 측이 일부 줄여달라고 요청하면서 1200억 업무시설 이행을 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요진개발이 제시한 주민제안서에 명시된 1200억 근거를 통해 협약서를 작성했음에도 1200억 담보를 시에 제공하지 않는 문제가 그것이다.
고양시가 요진 측과 이처럼 협약서 이행과 관련된 기부채납 문제로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고양시가 쉽게 준공허가를 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한 고양시민은 "요진건설이 좋은 땅에 요진와이시티라는 아파트를 짓고 벌써 분양도 다 돼 돈도 많이 벌었을텐데 고양시민들을 위한 학교 용지나 공공시설 문제에 인색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애초에 주민제안서에 근거해 협약한 대로 학교용지 기부채납, 공공시설 건설 등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요진건설이 지난 14일 갑자기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통보를 한 상황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협약내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요진 측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시를 압박하기 위해 길거리에 내몰린 입주예정자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라는 입주예정자들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백석동 요진와이시티는 지난 98년 요진건설산업이 매입한 LH의 출판단지 지역에 지어진 59층 규모의 주상복합 단지로 총 2404가구 규모다.
CNB뉴스(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