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봉학 박사 동상 건립 예상도.(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영화 '국제시장'에는 한국의 젊은 군인이 미국의 장군을 설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란민들이 중공군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 있으니 배에 태워달라는 것이다. 결국 이 장군은 배에 싣고 있던 무기를 버리고 피란민들을 태울 것을 지시한다.
배경의 주인공은 당시 군사고문관 통역요원이었던 현봉학 박사와 미10군 단장인 알몬드 장군이다. 현 박사의 저서인 '현봉학과 흥남 대탈출(1999년)'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1군단장인 김백일 장군과 현 박사는 알몬드 장군 등을 설득해 흥남부두로 몰려든 10만 명의 피란민들을 탈출시키는 공을 세운다. 영화 속 현 박사 역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아들인 배우 고윤이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현봉학 박사는 2차대전 때 독일 나치의 손에서 수많은 유대인을 구한 오스카 쉰들러의 이름을 딴'한국의 쉰들러'로 불렸다. 현 박사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현 연세대 의과대학)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내에 임상병리학을 도입한 의학자이다.
이런 현 박사를 기리고자 세브란스의 옛 부지인 서울 남대문 세브란스빌딩 앞에 그의 동상이 세워진다. 2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현봉학 선생님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임'(현추모)에 따르면, 흥남 철수 66주년을 맞는 내년 12월 성탄절(크리스마스)께 건립을 목표로 현 박사의 동상을 제작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동상 제작은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12월의 6·25 전쟁 영웅'으로 현 박사를 선정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청동으로 제작될 동상의 높이 2.5m, 무게는 250㎏가량 될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에는 5∼6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