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35년 악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전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차남 현철 씨에게 “고생 많이 하셨다. 애 많이 썼다.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위로했다.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하게 살다 건강하게 떠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며 “임의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라고 말했다.
현철 씨가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 들었는데 괜찮으시냐”고 안부를 묻자,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한다”고 답했다.
10여분 간의 조문을 마친 전 전 대통령은 “YS와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빈소를 떠났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악연은 10·26 사태 직후부터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은 ‘서울의 봄(1979년 10월26일~1980년 5월17일)’ 이후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정권에 의해 상도동 자택에 2년간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어 1983년 광주항쟁 3주년을 맞아 23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전두환 정권에 맞서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 후 하나회 척결을 통한 숙군을 단행했으며, 1995년에는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군사반란 주도와 수뢰 혐의로 구속 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