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개최한 정부 규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도중 경찰의 차벽을 제거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시위대가 청와대까지 진격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위수령을 내려야 할까, 물러나야 할까. 

지난 14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민중총궐기’와 관련한 정치평론가들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다른 반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채널A ‘뉴스스테이션’에 출연한 한 패널은 “1차, 2차, 3차 저지선이 뚫리고 (시위대가) 청와대까지 갔다고 생각해보자”며 “그러면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위수령 발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위수령 발동이라고 말하니까 깜짝 놀라는데, 박정희 대통령은 수차례 발동을 했다. 계엄령과 위수령은 다르다”며 “위수령은 말 그대로 수도권에서 경찰력으로서 더 이상 치안을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 군이 나서서 위수령 발동 하에 치안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수령과 계엄령은 모두 대통령령이지만 차이가 있다. 

위수령은 특정 지역에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치안과 시설물 보호 등 공공질서 유지를 담당한다. 1970년 박정희 정권 때 제정돼 1971년 반정부시위가 벌어졌을 때 발동된 바 있다.
 

계엄령은 국가비상시 국가 안녕과 공공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포하는 국가긴급권으로, 위수령보다 단계가 높다. 

위수령 발언에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군대를 출동시켜 청와대를 경호하고 군사력으로 치안을 유지하자는 발언은 망언”이라며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분출되는 국민의 저항을 억누르는 폭압적 수단으로 동원했던 위수령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어떻게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나올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15일 또 다른 방송인 TV조선 ‘정치옥타곤’에 출연한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광화문 시위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물러날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장이 폭력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고 일부 폭력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10만 명의 인파가 비 오는 오후, 집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있을 수도 있는데 왜 분노에 가득차서 모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4일 광화문 시위 현장에는 ‘박근혜 퇴진’이라는 용어가 공공연하게 등장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과거 박 대통령의 퇴진을 거론했다가 당 지도부에 의해 ‘개인 의견’이라며 제지를 당한 적도 있다. 대통령 퇴진은 야당에서도 금기시 하는 단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새누리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놓고 새정치연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