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광화문일대에서 벌어진 ‘민중총궐기’에서 폭력이 난무한 것과 관련, 여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참가자들의 과격 시위를 비판하며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엄단할 것을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찰의 과잉 진압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4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개최한 정부 규탄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도중 경찰의 차벽을 제거한 뒤 방어선을 치고 있는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새누리 "국정원 해체 등 정치적 구호, 한편에선 술판… 무법천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시내 대학 11곳에서 수험생 12만 명이 대입논술시험을 치루는 날, 민중총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민주노총, 전교조, 진보연대 심지어는 법원에서 이적단체로 판정한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 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53개 단체가 10만 여명을 동원해 우리나라의 심장부인 광화문 일대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전문 시위꾼들에 의해 경찰 113명이 부상당했고, 경찰버스 50대가 파손 당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공권력이 이런 불법 무도한 세력들에게 유린되는 무능하고 나약한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도심 한복판에서 쇠파이프, 횃불, 투석 등이 난무하는 불법 폭력시위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을 키웠다”며 “시위에서 ‘통진당 해산 반대’, ‘이석기 석방’ 구호가 나온 것은 과연 이 시위대가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파리의 테러사건 이후 프랑스 국민들은 질서와 애국가를 외치면서 국가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그 순간, 우리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에서 7시간 동안 무법천지의 세상이 돼버렸다”며 “이번 기회에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고 기물을 파손하고 쇠파이프라든가 횃불까지 동원하는 이런 불법시위를 뿌리 뽑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서울도심에서의 불법폭력시위, 이것은 극단적인 반체제세력들이 배후에서 조종한 폭력이었다. 배후 세력을 근본적으로 제어해야 한다”며 “온정주의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헌법과 법률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국정원 해체”, “이석기 석방” 등 정치적 구호를 외치고, 쇠파이프가 동원된 테러를 방불케 하는 폭력시위는 자유가 아닌 방종에 불과하다“면서 ”한편에선 술판이 벌어지고, 아주 입에 담지 못할 과격한 욕설까지 퍼부으면서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이것이 정말 진정한 시위라고 생각하시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 또한 “불법시위 진압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야당이 과격한 폭력적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불가피하게 그에 대응하는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에 대해서는 살인행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불법과 폭력에 대해 한마디 지적도 없이 정부나 경찰만 맹비난 하는 제1야당의 한심한 모습을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극심한 실망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야당은 쇠파이프와 각목을 미리 준비해 경찰에게 휘두르고 심지어 경찰버스에 방화까지 시도하는 시위대 모습을 보고도 이번 시위가 평화적이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은 “시위자들뿐만 아니라 불법 폭력시위로 65명의 경찰관과 48명의 의경 포함 113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경찰버스 50대의 파손과 9종, 231점에 해당하는 경찰 장비 및 물품의 피탈과 파손이 있었다고 하니 폭력이 어느 정도 난무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은 불법적인 과격 폭력행위로 공권력을 무너뜨리고 말 없는 다수의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뜨리는 이러한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법치국가의 근간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새정연 "생존권 요구하는 국민에 살인적 폭력 진압… 경찰 지침 어겨"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더니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에게 살인적 폭력진압을 자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지난 6일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우리 정부에게 평화로운 집회 보장을 권고했다. 박근혜 정부의 과도한 무력 및 차벽 사용에 우려를 표명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서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정부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회의 국정조사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강경진압의 대표적인 것은 살수차 물대포였다”며 “경찰은 물살세기에 차등을 두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 시위대가 10미터 거리에 있는 경우 1000rpm(3bar) 내외 등으로 거리 규정을 엄격하게 두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폭력적인 방식의 시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집회를 열어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막는 것은 더욱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는 폭력적인 진압이 아니라 평화적인 소통의 장을 열어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공권력이 테러 수준으로 전락한다면 이미 그 공권력은 정당성은 물론이고 정통성도 상실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았다. 오로지 위헌 판결을 받은 차벽에 의존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가두리 양식장에 가둬놓고 물대포로 쏘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경찰의 진압은 명백하게 불법진압 그리고 과잉진압, 폭력진압, 살인진압”이라며 “경찰장비사용기준상 물대포는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분사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살수차 운영지침인데 버젓이 위반했다”고 말했다.
신정훈 의원은 성명을 통해 “농민들의 집회를 평화적인 집회로 유도하고 보호해야 할 정부와 경찰이 마치 전쟁에서 적을 상대 하듯이 참석 농민들과 백남기 회장을 구조하는 농민에게도 물대포를 직사하는 등 폭력적인 진압을 했다”며 “박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살인적 진압을 자행한 책임자를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집회에서 보인 경찰의 공권력은 정당성은 물론, 정통성마저 상실한 모습이었다”며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던 정부가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를 최대한 보장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