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심사에 돌입한 여야가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강조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특정 지역의 예산이 증가했다며 “진박(진짜 박근혜계) 예산은 안 된다”고 맞불을 놓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개혁 5법, 경제활성화 법안,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 등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새정치연합의 발목 잡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끼워 팔기와 발목 잡기로 민생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 청년과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임을 새정치연합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FTA가 비준되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우리가 제2의 내수 시장으로 선점할 기회를 확보하게 돼 우리 경제의 새 활력소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다른 곳의 예산이 줄어든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진박 인사 심기’에 혈안이 된 지역에만 (예산이) 증가하는 건 상왕정치 토대구축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토균형개발이라는 헌법정신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마저 대통령 사욕이 개입된다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며 “우리 당은 국민혈세가 ‘상왕정치 비용’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그는 “손오공이 머리카락을 뽑아 자기복제 하듯, 박 대통령은 대구·경북에 자기복제를 하고 있다. 여의봉 대신에 정부예산을 한 아름씩 챙겨 보낸다”며 “교묘하게 숨어 있는 진박예산은 더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로공사와 매칭으로 이뤄지는 고속도로 건설예산에 숨어있는 영남 증액 규모만 수천억 원에 이른다”며 “이명박정권이 ‘영포회’, ‘만사형통’으로 국정을 농단하더니, 박근혜 정권은 ‘만사박통’으로 국정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