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야당은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고, 여당은 국회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겉으론 ‘민생’을 내세우고 있지만 교과서 정국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김 대표, 정갑윤 의원.(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의 직장은 국회인데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무단결근을 계속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국회일정 참여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많은 국민은 역사교과서 피켓이 아니라 노동개혁과 일자리창출, 경제활성화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 협조하는 야당의 모습을 더욱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야당은 더 이상 국회 파행을 통해 국민에게 고통과 피해를 주지 말고 지금 당장 국회로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야당이 주장하는 바처럼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며 “이제 역사교과서 집필은 정부에 맡겨진 만큼 더 이상 정치 쟁점이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역사교과서에 매몰되면 민생과 경제살리기가 어떻게 되겠는지 모두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을 모두 통과시켜야 하니 야당은 제발 좀 국회로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역사 교육을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그 자체가 독재”라며 “일제의 내선일체 주입식 교육방식과 유신독재가 강요한 획일적 교육방식, 북한의 교육방식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역사 국정 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며 “역사 교과서를 지키는 싸움은 친일독재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정부는 역사 교과서 문제로 정쟁과 분란을 일으켜 민생의 무능함을 숨기려 한다”며 “민생이 걱정됐다면 애당초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말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우리는 민생경제를 파탄 낸 정부의 무능과도 싸워야 한다. 정부의 국정화 고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국정 교과서 작업이 시작되면서 역사 교과서를 지키는 우리의 싸움도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리 당은 모든 국민과 함께 역사 교과서를 지켜내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이념전쟁에 매달리는 박근혜정부에 맞서 국민을 통합하고 민생경제를 살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