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한 협의를 조기에 가속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밝혔다.
김 수석은 “양 정상은 올해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 최대 현안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 시도 등으로 인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와 경제 문제는 따로 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상회담 개최에 영향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해 두 정상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이 같은 협력을 지속키로 했다.
양국 정상은 다자 차원에서 북핵 문제 대응에 대한 양국간 협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5분부터 11시45분까지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합쳐 1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어린 회담이 돼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의 일한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군 위안부 조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 가속화에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일보 진전된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며 “발전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호평했다.
신 대변인은 “무엇보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는 점은 양국 우호관계에 걸림돌이었던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며 “박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보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 인식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이 먼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결국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양국 정상의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조기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를 가속화하겠다는 수준에 그쳤다”고 혹평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적어도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회담 전부터 예상됐던 대로 한 치의 진전도 이끌어내지 못한 실패한 회담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정부 또한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려고 부정하려는 일본 아베 정부의 태도를 반면교사 삼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