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서울 송파병)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국가 금융기관들이 도청에 매우 취약하다고 7일 지적했다. 또 국가정보원의 보안지침인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은 아무런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도청에 완전히 무방비인 실정"이라며 "기업은행은 수십만원 대 저급 성능의 장비로 흉내만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도청탐지설비를 주요 장소에 구축해 도청에 대비하고 있으나 대부분 기관에서는 도청 위협에 대한 인식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일본은행을 계속적으로 도청해온 사실과 사프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해 미국정부를 비난하고 프랑스가 EU 주도권을 획득, 전 세계 금융시스템 변화를 리드하겠다는 도청 내용이 지난 6월과 7월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
김을동 의원은 "금융위원회는 자체 설비를 구축하지 못한 잘못도 크지만 계도 공문 하나 생성해 산하기관에 내리지도 않았다"며 "무엇보다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산하 금융기관들이 정보보안의 기준을 확립하지 못하고, 결국 국가정보원 보안지침조차 위배하게 한 것은 더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이 뚫리면 나라가 뚫린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금융기관 보안대책 수립이 절실하다"며 "금융위원회가 공공, 민간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실효성있는 보안규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