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입주자격이 주어지는 영구임대주택(아파트)에 고가 외제차와 국산 대형차가 310대나 등록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재영)가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구)에게 제출한 ‘전국 LH 영구임대 118개 단지 차량등록대장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5년 8월 현재 영구임대 단지에 △BMW, 아우디, 벤츠, 렉서스, 폭스바겐 등 외제차는 113대 △에쿠스, 제네시스, 오피러스, 체어맨, SM7 등 국산대형차는 197대나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차량 310대 중 65.5%인 203대는 수급자격탈락자의 소유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득 및 자산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상실하였음에도, 여전히 영구임대에 거주하면서 고급차량을 몰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31조에 따라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는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50퍼센트 이하인 자에게 우선공급하고, 자산기준 2489만 원 이하의 차량 소유자를(부동산 1만 2600만 원 이하) 자격대상으로 한다.
고가 차량을 보유한 가구의 영구임대 거주는, 사실상 집 없는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한편 지역별로는 서울이 127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 53대, 인천 30대, 부산 22대, 대전 16대로 그 뒤를 이었다. 고가차량 보유자의 67.7%는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희국 의원은 “2015년 6월 현재 영구임대 대기자만 3만 6053명, 평균 대기기간만도 1년 7개월에 달하며, 최고 60개월까지 기다리는 지역도 있다”면서 “실태가 이러함에도 수급자격 탈락자를 거주케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작 돈이 없는 사람들은 관리비를 내지 못해 쫓겨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LH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도록 하루빨리 임대주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