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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울고 문재인 웃었다… 왜 지금 터졌을까

법사위 오후 국감서 쟁점, 쟁점 현안 블랙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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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서윤기자 |  2015.09.11 08:41:2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5가정어린이집 보육인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첫 날인 10일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사위가 결혼 전 마약 사건으로 처벌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쟁점 현안들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다. 

이날 오전까지 유력 정치인의 인척으로만 보도됐다. 오후에 김 대표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감은 김 대표를 곤혹스럽게 하는 자리가 됐다. 

당초 법사위에서는 ‘사법시험 존치 여부’와 ‘상고법원 설치’ 문제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야는 재벌 구조개혁과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은 아니었다. 

오전 국감의 쟁점은 검찰의 ‘정치권 봐주기 수사’ 논란이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사건을 들어 “취업이 된 지 한참 됐는데 검찰이 이제야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된 한명숙 전 총리의 형 집행이 한 전 총리의 요청에 따라 판결 확정 나흘 뒤에야 이뤄진 데 대해서도 ‘황제집행’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임내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여당 의원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 법정에서 허위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같은 당 권은희 의원 사건도 거론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과 사촌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지원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 윤모씨의 사건을 검찰이 수사 초반에 덮어두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 7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법정 출두 전날 검찰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 논란 등으로 크게 확대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분위기는 반전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법무부 국감은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위 이모씨의 처벌 수위가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됐다.

이씨는 지난해 말 코카인과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흡입하거나 구매한 혐의를 받아 구속기소됐다. 서울동부지검이 징역 3년을 구형한 이씨에 대해 법원은 올해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검찰 또한 항소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정한 동종 사건의 양형 범위는 징역 4년∼9년6개월이다. 그러나 법원은 양형기준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고, 검찰 역시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하지 않았다는 점은 오후 국감의 핵심 쟁점이었다.

야당은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임내현 의원은 “이씨 공범들의 형량을 보니 징역 3년 실형 나온 경우도 있고 징역 6년까지도 있었다”며 검찰의 구형량 산출에 의구심을 보였다. 전해철 의원은 “검찰에서 이씨에게 적용한 구형과 항소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실형 받은 공범은 전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 항소는 구형량의 2분의 1에 못 미치면 한다”고 해명했다. 

김무성 대표는 사위의 마약 사건과 관련해 “재판이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지나 내용을 알게 됐다”며 “부모 된 마음에 딸에게 파혼을 설득했다. 속 한 번 썩인 일 없던 딸이 사랑한다고 울면서 꼭 결혼을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 부모가 자식 못 이긴다”고 밝혔다. 

또 “사위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사위가 건전한 삶을 살 것으로 믿고, 이 일이 이 부부에게 상처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세상에 정치인 가족이라고 하면 더 중형을 때리지, 봐주는 판사를 본 적 있느냐”며 “정치인의 인척이기 때문에 양형이 약하게 되도록 영향 받았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기사”라고 반박했다. 

김무성 대표에게 시선이 쏠리면서 문재인 대표는 이날 언론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문 대표는 전날 당 내분 사태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재신임 카드를 던졌다. 국감을 뒤덮을 만한 핵폭탄 급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당내 갈등을 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난감한 상황에서 메가톤급 핵폭탄이 터진 김 대표로 인해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 셈이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표는 초대 받지 않았지만 여야를 통틀어 김무성 대표의 차녀 결혼식에 참석한 유일한 국회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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