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사진=왕진오 기자)
포스코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의 구속영장이 22일 기각되면서 검찰이 또 한 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배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이날 새벽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제출된 수사자료와 혐의사실을 다투고 있는 피의자의 소명 내용을 볼 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사기·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배 전 회장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뒤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 전 회장은 동양종건·운강건설·영남일보 등을 운영하면서 회삿돈 60여억 원을 횡령하고, 자산 정리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분식회계를 통해 사기 대출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건설공사 수주 대가로 포스코건설 임원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배성로 전 회장은 전날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횡령 등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심사 결과가 나온 뒤 22일 오전 6시30분쯤 귀가하면서 “포스코 수사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배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권 실세 인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포항제철 시절 함께 근무한 것을 계기로 포스코가 발주한 인도 공사 등 대규모 해외 건설공사를 여러 차례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동양종합건설 측은 “포스코 해외공사로 인해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고 현재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특혜를 입고 갑질을 했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겠느냐”고 반박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이 전 정권을 겨냥한 무리한 수사를 감행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구속영장도 두 차례 기각 된 바 있어 검찰이 자신 있게 시작한 포스코 수사는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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