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과 관련한 남북한 긴장감이 최고도로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당초 예정된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선지대의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등 협박을 노골화 하고 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에 ‘완전무장’을 명령했다.
중앙방송은 “김정은 동지는 21일 17시부터 조선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들이 불의 작전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이전하며,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에 대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들이 48시간 안에 심리모략 방송을 중단하지 않는 경우 심리전 수단들을 격파 사격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과 있을 수 있는 적들의 반작용을 진압하기 위한 지역의 군사작전을 지휘할 지휘관들이 임명돼 해당 전선으로 급파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박 대통령은 지방 방문 등 외부일정을 취소하고 청와대에서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포격도발에 단호하고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뒤 북한의 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보고 받고 대비책을 신중하게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포격도발 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내 관개개선 의지를 나타내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를 감안해 단호하면서도 신중한 대응을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전날 오후 5시께 박 대통령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 포격도발 사건의 상황보고를 받은 뒤 오후 6시부터 40여분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직접 주재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정치권도 분주해졌다. 새누리당은 21일 오전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백승주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북한 포격관련 보고를 받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북한의 도발을 가차없이 응징하는 단호함을 보여줘야 국가 안보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안보정당인 새누리당은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오늘부터 비상태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군사충돌이 더 이상 확산 안 되도록 상황을 엄정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정부는 남북간 직접 대화 등 모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
한편, 전날 남북한은 최전방 서부전선인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포탄을 주고받는 경고성 포격전을 벌였다.
북한군은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포탄을 먼저 발사했고, 우리 군은 자주포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대응사격에 나섰다고 국방부는 발표했다.
현재 북한은 포탄 도발을 전면 부인하며 “남측이 군사도발을 강행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