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야 의원들은 12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사건’과 관련해 우리 군의 미흡한 대응을 강력 질타했다.
특히 사건 발생 다음날인 5일 통일부가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의한 사실과 청와대의 NSC(국가안보회의)가 사건 발생 나흘 만에 뒤늦게 열린 것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원내대표 자리에서 타의에 의해 물러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작정한 듯 날을 세웠다.
유 의원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합참이 발표했는데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이 혹독한 대가의 전부인가”라며 “확성기 방송 재개한 걸 혹독한 대가라 생각할 국민이 어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방부가 사고난 지 48시간이 지나 합동현장조사를 했는데 그 사이인 8월5일에 북한 경원선 기공식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희호 여사가 평양에 갔고, 우리 정부는 남북고위급회담을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한에 제안하는 세 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한 것 아닌가. 대통령이 이 사건을 언제 보고 받았는가”라고 물은 뒤 “우리 군하고 통일부 사이에 전화 한 통도 안하는 것 아닌가. 전날 북한군이 지뢰도발을 해서 하사 두 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다음날 통일장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했다”며 “좀 정신 나간 짓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청와대 NSC는 뭐하는 사람들이길래 8월4일 북한 도발 가능성이 큰 걸 알았는데 NSC가 8월8일에 열렸나. 보복시점도 다 놓쳤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번 노크귀순, 숙박귀순과 연관지어서 DMZ 경계가 부실하고 실패한 게 아니냐”며 “이번에도 혹독한 대가를 말하는데 ‘종이호랑이’로 그치지 않도록 한 번 공격시 엄청난 보복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은 “국가통수권 차원에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는 반성해봐야 할 소지가 많다”며 “항상 당하고만 마는 게 국민은 답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8월5일 북한소행을 확실히 인지했는데 NSC가 8일 열린 것은 비통한 일”이라며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 한번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소통을 해야 한다. 이러니까 안보-통일 컨트롤타워가 무너졌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진성준 의원도 “연평해전 당시에는 7시간만에 NSC가 소집됐는데 왜 이번엔 사건발생 나흘 만에 소집됐나. NSC를 즉각 소집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며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렇게 국방부 따로, 통일부 따로, 대통령 따로 갈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질타에 한민구 장관은 “책임소재를 가려서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현 상황은 책임 운운하기보다 우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장병들이 임무수행을 잘 하도록 격려하는 게 장관의 우선 책무”라며 책임소재 문제는 추후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