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1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는 11일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30년 판사’ 경력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법관과 인권’을 연결시켜 이 후보자를 ‘적임자’라고 한 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법조인’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이 후보자는 판사로서 최초로 남성 근로자에 대한 성추행을 인정했다”며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법관들에게도 인권은 매우 친숙한 분야”라며 “준 국제기구라 일컬어지는 국가인권위에 나름 기여할 여지가 있고 법원장 재임 당시 시민사회, 유관기관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경험이 도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도 “인사청문회에 모처럼 자신과 자녀의 병역 문제가 깨끗한 분이 후보자로 나왔다. 국민이 반가워하실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철학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한표 의원 또한 “30년 동안 법관으로 재임하면서 법과 원칙, 소수자 보호 판결을 통해 사회 업적에 기여했다”고 치켜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30년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했는데 이는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며 “인권위원장에 또 법원장 출신이 나와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좌현 의원은 “이번 후보자 내정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 인권 단체는 물론 인권위 내부에서도 모르는 상태로 내정됐다. 깜깜이 인선, 밀실 인선이란 평가가 있다”며 “법관이 행정부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자격 논란에 대해 이 후보자는 “법관으로 있을 땐 실정법에 따라 역할을 했지만 인권위원장은 국제 관습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염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사형제 폐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국가인권위가 2006년에 사형제 폐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마지막으로 사형제를 집행했고, 2007년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폐지 국가로 인정했다. 그런데 후보자는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며 사형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형제는 폐지되고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 제도로 대체 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사형제 폐지인데 법관으로서 주관적인 양심과 객관적인 양심에 의해 부득이하게 사형선고를 했다. 인권위원장이 되면 사형제 폐지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다운계약서 등 의혹에 대해서는 “2006년 부동산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되기 전의 일이었는데 그런 일이 발생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성호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청문회를 통과해서 인권위원장에 임명되면 낮은 자세로 어렵고 힘든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장애인, 이주민, 난민, 성적소수자 등 다양한 인권 현장에 대한 경험과 감각을 쌓고 길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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