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3일 내년에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기서 다음 선거에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 저를 뽑아 주신 지역구민 여러분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태호 최고위원의 기자회견문 전문.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견디기 힘든 세월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후, 당의 부름을 받고 준비할 틈도 없이 김해(을) 보궐선거에 뛰어 들어 터널 앞에서, 시장 통에서, 지지해 달라는 저를, 믿고 뽑아 주신 시민여러분들에게, 용서받기 어려운 결정인줄 알지만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습니다.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고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다음 선거에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 저를 뽑아 주신 지역구민 여러분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문을 열어놓고 무한경쟁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남으려면, 정치도 진정한 실력과 깊이를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럽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 내 어머님, 내 아버님이 눈물로 걸어 오셨고, 우리 후손들이 당당히 걸어갈 조국의 길에 최소한 걸림돌이 되는 정치인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 민족보다 부지런하고 책임감 있는 우리 국민들과, 늦은 밤 국회도서관에서 심혈을 기울여 법안을 준비하시는 동료의원과 보좌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과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겪으면서도, 해맑음을 잃지 않는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서 지금은 정말 힘들지만, 조국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그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없이 고맙습니다.
국회의원 김태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