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의원총회 결과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결국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제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제 책임이 크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다. 제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 거듭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됐으나 제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터놓았다.
이어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며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 해주신 국민들, 당원 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의총을 열어 표결 없이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권고안을 추인했다. 김무성 대표로부터 의총 결정사항을 전달받은 유 원내대표는 이를 곧바로 수용했다.
이에 따라 유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에 오른 지 다섯 달 만에 중도 하차하게 됐다.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 40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요구하며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언급한 지 13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