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사 사옥(사진: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7일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의 5조9800억원보다 15.38％ 늘었지만, 작년 동기의 7조1900억원보다는 4.03％ 감소한 수치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취합한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7조803억원)보다 2.55% 낮다.

증권사들이 최근 한달 사이에 전망치를 3.4%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크게 낮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IM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줄이고 갤럭시S6 등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했는데 갤럭시S6의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며 IM 부문 이익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갤럭시S6의 판매가 분기 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했다”며 “갤럭시S6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부진하며 6조원대 영업이익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주력인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4조4200억원에서 3분기 1조75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가 4분기 1조9600억원, 올해 1분기 2조7400억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3분기에는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4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판매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해 실제로는 3조원 안팎이거나 3조원에 약간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IM 부문은 갤럭시S6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아 매출액과 수익성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다음 분기 실적 전망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출시 초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S6엣지의 수요가 높았으나,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한 중국, 인도에서는 경쟁업체가 다수 등장해 시장을 분점했다.

▲갤럭시S6 광고판 앞을 지나는 시민(사진: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작년 3분기를 바닥으로 IM 부문의 실적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3분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플래그십 모델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IM 이외에 다른 부문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평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고, TV 쪽은 환율 문제 등으로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개선될 것”이라며 “3분기 후반에 선보일 새 노트 시리즈가 변수가 될 수 있고, 반도체 부문의 호조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김용구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IT 환경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건 분명하다”며 “고가폰 시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 중저가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낮아진 실적 기대감을 반영해서인지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130만원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 충격도 크지 않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9시 58분 현재 1.22% 오른 124만5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