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찰서는 지난 15일 비영리 의료법인을 이용해 투자자들로부터 사업자금을 조달받고 법인자금을 빼돌리는 등 속칭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혐의로 피의자 J모씨(45세, 남)를 구속했다. 이어 의료법인 공동이사장 K모씨(66세, 남), Y모씨(66세, 여) 등 2명을 의료법위반 및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피의자 J모씨는 의료법인 설립요건인 이사 5명, 감사 1명을 갖추고 병원사업 명목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 후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원한 후,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25개월간 건강보험공단요양급여 약 23억원을 부정수급하고, 장부를 조작해 법인자금을 차명계좌로 빼돌리거나 법인 부대시설 임대료를 차명계좌로 입금받은 혐의다.

그는 ‘S의료재단 이사장’, ‘M요양병원장’이 새겨진 명함을 파고 다니면서 재력과 지위를 과시했으며, 피의자에게 속은 투자자들은 피의자로부터 투자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했다. 위와 같이 영리행위를 추구하면서 수시로 의사를 교체해 병원을 운영했다. 비의료인의 병원 운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료법상 비의료인은 병원을 개설할 수 없지만, 지역간 의료불균형을 해소하고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법인’은 병원을 운영할 수 있으나 비영리법인으로 운영해 영리행위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의료법인은 ‘투자금 유치’, ‘이자(수익금) 지급’과 같은 일체의 영리행위를 할 수 없어 의료법인에 귀속된 재산은 어떠한 형태로도 회수할 수 없게 돼 있다. 따라서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경우, ‘사무장병원’ 운영에 해당하고 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에 대한 사기가 성립된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일명 '사무장 병원'이라는 곳은 설립 당시 의사면허를 불법으로 대여해 개원한다" 며 "건강보험공단에서 특수 기법을 동원하거나 내부고발이나 경찰, 금감원 등의 협조로 이들을 적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업체계를 통해 건강보험료를 부정수급하는 속칭 ‘사무장병원’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전개해 실질적인 건강보험료 환수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고질적 민생비리에 해당하는 주요 분야 국고보조금 편취 및 부정수급 행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