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본사(사진: 연합뉴스)
5일 증시에서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6600원(9.5%)나 오른 7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에도 이 회사 주가는 10.32% 급등했었다.
이틀 연속 주가 급등은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전날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안을 ‘불합리하다’고 공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안에 대해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엘리엇이 3대 주주로 전격 등장하면서 시장에서는 엘리엇과 삼성그룹이 지분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삼성물산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당일 외국인이 삼성물산 주식 1076억원어치(155만7천552주)를 순매수하는 등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1999년 이후 외국인의 삼성물산 순매수액으로 최대 규모다.
덕분에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3일 32.11%에서 4일 33.08%로 늘어났다.
이미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한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더 확대했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의 삼성그룹 측 지분은 자사주와 삼성SDI(7.39%), 삼성화재(4.79%), 이건희 회장(1.41%) 등을 모두 합쳐 19%대에 그치는 상황이어서 외국인 주주들이 결집하기에 따라서는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엘리엇으로 인해 실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는 엘리엇의 지분 확보가 분쟁을 통해 실익을 얻으려는 계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합병 예정인 제일모직도 이날 6000원(3.14%) 오른 19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가 4000원(0.3%) 상승하는 등 삼성그룹주들은 대체로 상승세를 탔다.
다만 삼성전자와의 합병설이 부인된 삼성SDS는 전날보다 1만1000원(-3.87%) 하락한 27만3000원에 거래됐다.
한편, 엘리엇의 등장으로 향후 지분 싸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삼성물산 지분을 2.05% 보유 중인 일성신약 주가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입어 무려 1만4500원(10.21%)나 오르는 기현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