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21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대담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현 독일 총리에 대해 자신의 펼친 '어젠다2010 개혁의 수혜자'라고 언급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대담에서 "2000년에서 2005년은 개혁의 시기였다"며 "당시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개혁을 통해 '건강한 여성'이란 말을 듣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이끌던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정은 '어젠다 2010'이라는 포괄적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독일의 경쟁력이 너무 낮았는데 이를 강화하고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 뿐 아니라 조세·사회복지 제도 개혁, 교육과 혁신에 더 많은 투자하는 내용 등이 있었지만 가장 핵심은 노동시장 유연성이었다"며 "임시직과 단기·시간제 근로를 많이 늘렸고 해고보호법을 개혁했다. 연금 수령 연령을 67세로 높여 연금 재정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는 "당시 독일은 실업률이 매우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노동시장 개혁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에 대한 저항이 많은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개혁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며 "나는 어젠다 2010 때문에 선거에 졌지만 현재의 메르켈 총리 정권은 어젠다 개혁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을 살리고자 사회주의를 버린다'면서 사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조와 연금생활자의 반대에도 개혁을 밀어붙였다"며 "평범한 정치인은 도저히 생각 못 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금 한국의 독일 배우기 열풍에는 통합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며 "슈뢰더 전 총리의 특별대담을 통해 우리 사회가 통합과 포용으로 나아가는 그런 실천적인 성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슈뢰더 총리가 '어젠다 2010'을 발표한 뒤 300만명이 넘던 실업자 수는 2012년 231만명으로 줄었으며 실업률은 2005년 11.7%에서 최근에는 6.4%로 낮아졌다"면서 "우리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최하위인데 사회구조를 바꾸고 체질을 개선해야만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