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남미4개국 순방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회동을 갖고 이완구 총리의 거취에 대해 순방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야당은 이 총리가 당장 사퇴할 것을 요구한 반면, 여당은 '정쟁' 자제를 촉구하며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8일 4·29 재·보궐선거 지원차 서울 관악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검찰이 명운을 걸고 이 내용을 확실하게 밝힐 때까지 정치권은 더이상 이 문제를 정쟁으로 끌고 가거나 싸움거리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일을 대한민국 정치의 부정부패를 깨끗하게 말소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정치를 깨끗한 정치로 만들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 제일 중요한 문제는 여야가 합의한 대로 공무원연금개혁을 4월 국회 안에 반드시 이루는 것"이라며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4대 공공개혁을 어떻게 완수할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완종 사건을 '친박 게이트'라고 명명한 데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해야 하는 사건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제1야당이 수사대상을 한정해 공포하는 것은 수사에 대한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서·강화을 지역에서 이 총리의 거취문제와 관련, "주말을 넘기도록 (이 총리의 사퇴) 결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임건의안 제출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문 대표는 "이런 식의 국정공백, 국정마비 상태를 놓고 총리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총리로서 도리"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굉장히 큰 누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직 총리 신분으로 검찰에 피의자로서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나라의 체통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그래서 본인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총리가 2013년 4월 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독대했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 인사청문회 때부터 이번 사건까지 이 총리의 거짓말 시리즈는 너무 지겨워 더 이상 참기 어렵다"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