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학 경기북부 캠퍼스 유치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폴리텍대학은 지난 10일 유치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15일 제안평가와 현장 방문을 실시한 다음 경기북부 캠퍼스 설립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기북부는 그동안 경기남부에 비해 산업경제 측면에서 낙후된 모습을 보여 왔다. 정부와 경기도의 정책이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는 경기도 전체의 3분의 1이 넘지만 경기도 R&D 예산의 94.8%가 판교테크노밸리 등 경기남부에 투입되고 있다. 경기북부에는 겨우 5.2%만 투자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도 R&D사업 조사분석보고서,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지역발전의 첫 단추는 인재양성부터 시작한다. 경기북부가 발전하려면 전문 산업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폴리텍대학이 경기북부에 소프트웨어, 방송․통신 융합, IT서비스, 디지털콘텐츠 등 고부가 서비스분야에 특화된 캠퍼스를 설립하는 것은 경기북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기북부의 실질적 경제중심은 어디일까? 고양시는 경기북부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다. 작년 8월에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서 전국 10번째 대도시가 됐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에 이어 두 번째, 경기북부에서는 유일한 인구규모이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대학 입학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양시는 서울과 인접한 경기북부의 교통중심지이다. 지하철 3호선, 경의선, 광역버스, KTX 행신역 등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기반이 갖추어져 있고 자유로와 제2자유로, 외곽순환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 도로망이 촘촘하다. 게다가 경기북부 캠퍼스 개교에 맞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된다. 이런 교통 편의성은 입학수요와 취업 공급처를 경기북부와 서울 등 대도시로 확장 가능하게 한다.
고양시는 폴리텍대학 경기북부 캠퍼스 설립 취지인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 특화된 도시다. 고양시가 10년 전부터 방송영상산업 육성 정책을 펼쳐 왔으며 경기도와 중앙부처도 한류월드 조성, 방송지원센터 빛마루 건립, EBS디지털통합사옥 건립 등 고양시의 정책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CJ E&M이 대규모 스튜디오를 자체 건립하여 운영하는 등 고양시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청와대는 ‘문화창조융합벨트’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핵심 국정과제 24개 중 하나인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융복합 문화콘텐츠의 기획-제작-구현-재투자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서울 상암동의 문화창조융합센터(콘텐츠 기획개발), 서울 중구의 문화창조융합단지(콘텐츠 제작), 서울 홍릉의 문화창조아카데미(콘텐츠 인재양성 및 R&D)가 모두 서울에 있는 반면 기획-제작된 콘텐츠를 구현하고 보여 줄 K-컬처밸리는 2017년 말까지 고양시에 조성된다.
K-컬처밸리에는 1조원의 민간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향후 10년 간 직간접 경제효과 25조원, 17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프로젝트이다.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구현하는 산업인력을 고양시에서 육성한다면 정부-고양시-폴리텍대학의 연합 시너지는 빠른 시일에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고양시는 폴리테대학 유치 의지와 지원 능력이 충분하다. 이미 고양시민 22만 명이 폴리텍대학 유치탄원서에 서명했다. 고양시 역시 폴리텍대학이 요구하는 최소면적 1만3000평을 시유지로 확보해 놓고 있다. 사유지 매입에 대한 비용과 시간 낭비가 없다.
고양시는 전 지역이 과밀억제권역으로 4년제 대학 설립과 이전이 불가능하다. 인구 100만 명에 어울리는 산업인력 교육기관이 꼭 필요하기 떼문에 폴리텍대학 경기북부 캠퍼스가 고양시에 유치되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경기북부 폴리텍대학의 최종 후보지는 고용노동부와 폴리텍대학이 공정하게 결정할 것이다. 경기북부 어느 시군에게나 폴리텍대학 유치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경기북부 도시 중 가장 폴리텍대학 설립 효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구 규모, 교통 편리성, 산업육성 정책 방향, 지자체의 의지와 지원 능력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캠퍼스 설립 파급효과를 따져 본다면 경기북부 시군 중에서는 고양시가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