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에서 거수경례를 위해 손을 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또한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성완종 파문’의 향배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12일 오후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지난 10일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고(故) 성완종 전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당시만 해도 청와대가 말을 아낀 것과 다른 모습이다.
두 전 실장의 이름에 이어 친박 인사들의 이름이 대거 거론되면서 여론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청와대의 대응 기조도 정면돌파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기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무성 대표는 1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성역 없이 신속 수사해서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의혹을 씻어줘야 한다. 검찰에 외압이 없도록 우리 새누리당이 앞장서 책임지겠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실 밝히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쇄신파 계보를 잇는 인사들도 모임을 가졌다. 표면상으로는 한 달 전부터 계획된 ‘보수 정당의 미래 전략’ 논의지만, ‘성완종 파문’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모임에는 정병국 정두언 안홍준 김성태 박민식 정문헌 황영철 이이재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권택기 정태근 진수희 전 의원, 김창호 전 국회 공보수석 등 여권의 원·내외 인사 30여 명이 만났다.
이들은 비공개 회동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한 점 남김없이 해소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천명했다. 검찰의 이 같은 분위기는 여당과 청와대의 기류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당이 이번 사태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4월 재보선은 물론, 자칫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적지 않다.
청와대 또한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 경제활성화와 4대 부문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도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히 이번 사안은 자금 문제만큼은 깨끗하다고 자부해온 박근혜 정부에 직접적인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점과 2012년 대선 자금이 의혹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여권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