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 명단이 적힌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블랙홀로 등장하면서 정국이 격랑 속에 빠지게 됐다. 특히 공개된 리스트에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의 이름이 대거 등장하면서 재보선을 앞둔 새누리당에 대형 악재가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과 야권 인사들의 난립으로 이번 재보선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던 새누리당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 올해 박근혜정부 3년차 국정 운영 과제와 내년 총선까지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를 진정시켜 보려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성완종 전 의원이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이 작성한 메모로 인해 온 정치권이 의혹대상이 되고 국정 자체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철저하고 신속한 규명을 통해 하루빨리 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국정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겠다. 공무원연금개혁 등 4대 개혁 성공과 경활법안 처리 등 산적한 현안이 너무나 많다”며 “대한민국 검찰은 명운을 걸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철저히 수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성역 없이 신속 수사해서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고 의혹을 씻어줘야 한다. 검찰에 외압이 없도록 우리 새누리당이 앞장서 책임지겠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실 밝히는 게 정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4월 국회에서 처리를 다짐한 공무원연금개혁 추진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3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도 여야의 ‘성완종 리스트’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친박게이트 대책위’를 만들어 전방위 공세를 예고했다. 위원장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대책위-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 말대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는 당시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의 실체를 우선적으로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대정부질문과 관련해서도 “‘성완종 리스트’에 있는 이완구 총리가 거짓말을 한다면 인사청문회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제1야당의 소명을 다하고자 노력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인 16일 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의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10일 “참사 1주기 바로 그날 굳이 해외순방을 떠나겠다는 박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대통령 최측근까지 연루된 금품수수 의혹 사건마저 터져나온 상황에서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성 전 의원이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권 마당발로 불렸고, 문재인 대표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참여정부 때 2차례 사면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야당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