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기자 | 2015.04.06 17:23:58
여야는 6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발단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이날 증인으로 나서겠다며 이 전 대통령도 증언대에 설 것을 주장하면서부터다.
새누리당은 '특정 혐의'가 없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는 '정치공세'라고 반대하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내가 증인으로 나가면 이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나온다고 한다"며 "내가 나갈테니 이 전 대통령도 나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진실을 밝히는데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은 해외 자원개발을 중요 국정과제로 추진 독려한 총책임자로서 국민 의혹에 답할 의무가 있는 만큼 새누리당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새누리당이 어설픈 물타기로 국조를 무산시키면 안 된다. 계속 그렇게 한다면 4월 국회 운영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의 증인채택을 요구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막상 문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니 비서실장과 전직 대통령이 격이 맞느냐, 전직 대통령 망신주기냐 등 (새누리당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자원외교 국조 증인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4월 임시회의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인천 강화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엉뚱하게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한다는 것은 (국조)특위를 안 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전직 대통령을 그렇게 함부로 다뤄도 되겠느냐. 그건 정치공세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혐의도 없는데 증인으로 채택해야겠다는 것은 특위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문 대표가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 자격으로 출석한다면 그 체급에 맞는 우리 측 인사도 동의해 줄 수 있다"며 "그러나 야당이 전임 정권의 실세라는 이유만으로 증인을 소환하는 것은 국회의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대변인은 또한 브리핑에서 "자원외교 국조가 정치공세 국조로 변질됐다.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 국조는 국정조사 무용론만 키울 뿐"이라며 "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주고받는 거래상대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여야의 이 같은 공방은 해외자원개발국조특위 활동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마감하면서 '빈손 특위' 등 비판에 직면하자 상대방에 책임론을 돌리기 위한 탈출구로 이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국조특위의 활동 기한은 연장될 가능성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특위 기간 연장에 대해 "기간은 연장할 수 있다.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