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꺼번에 부과되던 건강보험료를 분납할 수 있게 되면서 ‘건보료 폭탄’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31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어린이집 CCTV의무화, 건보료 정산 등 복지위 주요 이슈 및 현안 관련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협의에는 당에서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명수 제5정조위원장 겸 국회 복지위 간사, 당 소속 복지위원 등이, 정부에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장옥주 차관 등이 참석했다.
당정은 직장 건강보험료 정산제도를 개선해서 건보료를 한꺼번에 내던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내년 1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의 건보료를 당월 보수에 대한 부과 방식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당월 보수변경 신고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내년 4월 건보료 정산액은 12개월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이 뿐 아니라 4월에 정산돼 부과되는 보험료에 대해서는 신청에 의해 6월부터 10개월간 분할 납부를 가능하게 했다.
그동안 건보료는 전년도를 기준으로 일단 부과한 뒤 인상·인하분을 1년에 한차례만 정산해 왔다. 지난 2000년부터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부과한 뒤 매년 4월 실제 보수에 맞게 재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호봉 승급,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등으로 전년에 비해 보수가 늘어난 경우 추가 건보료를 한 번에 지불해야 하면서 4월 정산 때마다 ‘건보료 폭탄’ 논란이 불거졌다.
당정의 건보료 분납 결정에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선용 선물대책’이라고 비난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당정이 지난 해 정산되지 못한 건보료는 4월에 다시 걷어야 하는데 ‘4월 건보료 폭탄’ 논쟁이 무서워 6월까지는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4.29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부담된다며 시행시기만 2개월 늦추고, 결국 국민은 6월에 폭탄을 맞게 되는 전형적인 폭탄돌리기”라면서 “마치 대단한 대책인양 월별 부과로 전환하겠다고 하지만 보험료 총액은 단 한 푼도 달라지지 않아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누리당 또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과 정부가 당정협의에서 논의해야 할 내용은 당장 불어닥칠 폭탄을 피하고 조삼모사식 단기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재추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복지위 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CNB와 통화에서 “연말정산 문제도 있고 해서 국민 부담을 줄일 것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것 ”이라며 “재보선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다른 법안 논의와 함께 현재 정산되는 부과방식만 갖고 얘기한 것”이라며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상반기 중에 하기로 했고 제대로된 체계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