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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고양문화재단 '막말파문' 진상은 무엇인가

예산심의 리허설에서 '막말이 있었다'와 '없었다'…누구 말이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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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14.12.16 09:12:31

고양문화재단 간부 13명 등은 15일 오후 2시 어울림뜨레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감사를 통해 '막말파문'을 퍼뜨린 내부고발자는 현 고양시의원(새누리당)의 딸인 기간제 직원 L씨임이 밝혀졌다는 점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복잡한 이 '막말파문'의 진상을 추적해 볼까한다.


먼저 고양문화재단의 '막말파문'이란 안태경 대표를 포함한 간부들의 '예산심의 리허설' 과정에서 문화복지위원회 시의원들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오갔다는 언론보도와 관련있는 것이다. 실체는 '실제 시의원들을 비하하는 막말이 있었느냐'이지만 이번 기자회견은 그 막말의 진원지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기자회견 발표자로 나선 김웅가 문화정책실장 겸 감사담당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막말파문' 제보자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고, 기간제 직원인 제보자 L씨를 지난 12일 이현진 감사담당자와 함께 오후 5시부터 밤 10시10분경까지 조사를 해 '본인이 시의원들과 기자 일부에게 (막말파문 관련)이메일을 보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 감사담당은 '조사과정에서 강압적 조사는 전혀 없었다'며 '시작부터 종료시까지 녹취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피조사자인 기간제 직원 L씨는 나중에 녹음된 파일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는 점과 P본부장이 경찰 2명과 와서 강압적 조사를 하지 말라며 L직원을 귀가하게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P본부장은 '직원의 아버지인 L고양시의원의 전화를 받고 달려가 조사를 마칠 것을 종용한 것'이라며 당시 L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해 어느정도 강압성을 띄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당시 경찰은 녹취된 휴대폰을 압수하려 했으나 경찰서와 연락 후 휴대폰 압수는 하지 않았지만 '녹취된 내용을 지울 것을 당사자가 요구함으로 녹음기록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점도 밝혔다.


또한 감사담당은 L씨가 A과장의 지시로 '막말파문' 제보 이메일을 시의원 등에게 보냈다고 발표했으나 A과장은 현재 병가 상태로 이 내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이 모든 계획에는 P본부장이 있다는 심증이 98%라는 점도 밝혔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임을 감사담당관도 인정했다. 결국 L직원의 이메일 배포 외에는 모든 것이 추측에 근거한  것이어서 문제만 키우는 상황이 됐다.


P본부장이 이 모든 일을 꾸몄다면 P본부장이 이번 '막말파문'을 만들어 내서 얻는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중복되는 질문에 감사담당은 "알 수 없다....본인의 입지를 더 굳히기 위해 그렇게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P본부장은 "이러한 '막말파문'을 조작해서 문화재단의 본부장인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겠냐"며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13명의 간부들이 서명한 (전혀 막말이 없었다는 내용의) 탄원서에 싸인을 하지 않은 것이 그들의 반감을 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실이 아닌 것에 싸인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제의 핵심인 '과연 문화재단 간부들이 예산심의 리허설에서 일부 막말을 했느냐'는 의문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13명의 간부들은 '전혀 막말은 없었고 이는 사실 무근'이라며 제보자를 허위제보자로 고소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를 알리기 위해 몇일 전 탄원서를 만들고 당시 참석한 간부들 모두가 서명하도록 종용했으나 당시 P본부장은 (막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탄원서는)사실이 아니라며 서명하지 않았다.


고양문화재단 안태경 대표도 "이번 막말파문과 관련해 리허설 당시 심한 막말은 오가지 않았어도 일부 비슷한 말들이 나왔을 수 있으므로 제보로 인해 시의원들께 알려진 이상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보다 시의원들께 용서를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어느정도 막말을 했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측과 '전혀 막말이 없었다'고 강하게 부정하는 측이 고양문화재단 내부에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기자회견에서 13명의 간부들은 성명서를 통해 4가지 사항을 촉구했다.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P본부장의 직위해제를 안대표에게 촉구하는 내용과 조사행위를 방해하고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주모자와 공모한 안태경 대표이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성명서의 요구사항은 모두 밝혀지지 않은 추측이어서 성명서의 내용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안태경 대표는 "이 문제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고양시 감사든 경찰이든 확실하게 조사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현재 밝혀진 것은 기간제 직원이 이메일로 퍼뜨렸다는 내부 감사결과일 뿐이지, 이 문제에 대한 A과장과의 연관은 아직 확인되지도 않았고, P본부장과의 연계는 더더욱 증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근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 왜 13명의 간부들은 기자회견을 하면서까지 '절대 막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증거도 없이 '98% 확실하게 P본부장이 이 모든 일을 꾸몄을 것'이라는 추측을 발표했을까? 정확한 조사를 원하는 안태경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고양문화재단 '막말파문'으로 그동안 곪아왔던 재단의 문제가 터진 것으로 보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래전부터 투서가 나돌거나 직원들이 줄타기로 들어와 서로 반목을 하는 등 조직문화가 형편없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터였다. 16일 고양시의회는 이번 '막말파문'과 관련해 고양문화재단의 여러가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조사하는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한다. 18일 회기를 마친 후 특위가 심도깊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위 조사 후에는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이번 '막말파문'을 계기로 고양문화재단이 아픈 만큼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고양=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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