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의 이사등재율이 소송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총수일가 이사등재율 22.8%, “SK 등 총수 소송 진행 영향”
사외이사는 늘었지만, 이사회서 영향력은 아직 미미
소수주주권 행사 뒷받침할 제도 마련한 기업은 10%로 소수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47개 민간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계열사 1520개의 지배구조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가운데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은 22.8%(312개)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26.2%(375개사)보다 3.4% 줄어든 것이다.
이는 SK와 GS, 한화, CJ 등 일부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 일가 이사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에 대한 형사 소송 진행, 총수 일가 이사등재회사의 흡수합병에 따른 소멸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총수일가의 이사등재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부영(78.6%)이었고, 이어 세아(66.7%), 현대(61.1%), 한진중공업(60%), 대성(57.9%) 등의 순이었으며, 이사등재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이랜드(0%), 삼성(1.4%), 한화(2%)로 집계됐다.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대기업집단의 주력 회사에서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고, 총수는 평균 계열사 3개의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특히 SK와 LG, GS, 하이트진로 등 14개의 지주회사 전환 집단의 총수일가 이사등재비율은 27.2%로 일반 집단(19.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전환집단의 총수일가 이사등재비율이 높은 것은 소유 구조의 투명성 뿐만 아니라 책임경영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는 늘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238개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9.6%로 조사됐다. 전년보다 0.9% 증가했다.
총수 있는 집단의 사외 이사 비중(49.8%)이 총수가 없는 집단(47.9%)보다 커진 것이 특징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0년부터 총수없는 집단의 사외이사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총수있는 집단의 사외이사는 늘고 있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 1년간(2013.5~2014.4) 대기업상장사의 이사회 안건 5718건 가운데, 사외이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안건은 15건에 불과했다.
15건 가운데 사외이사의 반대로 부결된 안건은 3건이었고,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12건이었다. 사외이사 수가 늘었지만, 여전히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주주가 효율적으로 권한행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상장사는 10%대였다.
전체 상장사 238개사 가운데 소주주의 권한 행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인 집중, 서면, 전자투표제 가운데 1개 이상을 도입한 회사는 31개사(13%)에 불과했다.
12개사가 집중투표제, 23개사가 서면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전자 투표제를 도입한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소수주주권 행사는 18건으로 지난 2012년에 비해 6배 가량 늘었는데, 이는 주주대표소송 제기, 회계장부열람권 행사 등에 따른 것으로 공정위는 분석했다.
(CNB=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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