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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정겨운 민속장터 울진시장

[경북의 전통시장]⑦ 청정 동해안 해산물 펄떡이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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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희정기자 |  2014.11.25 14:38:57

▲싱싱한 수산물과 넉넉한 인심이 가득한 울진시장.(사진/김희정 기자)

동해안의 최대 어업전진기지인 울진 죽변항과 연근해 어장인 현내항을 끼고 발달한 울진시장은 조선시대부터 해산물 전통시장으로 이름 높았다.

조선시대의 옛 장터는 이후 1974년 울진읍 읍내리 연호정 주변에 판잣집 형태로 시장이 형성됐다가 1980년 기존의 목조 건물을 철거하고 현대식으로 개축했다.

제철에는 없어서 못 파는 울진대게와 송이

특히 이곳 울진시장의 특산물인 문어, 열기, 방어, 가자미, 미역 등은 봉화, 영주, 안동 등 영남 내륙지방을 잇는 유일한 유통로인 ‘십이령바지게길’을 따라 영남 내륙지방으로 건너가 안동지방 양반가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든 중요한 의례용 식자재였다.

지금도 매달 2, 7 장날이면 바다바람에 잘 말린 열기, 방어, 가지미 등 품질 좋은 건어물을 한 아름씩 사들고 가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장날 울진시장의 풍경.(사진/김희정 기자)

해산물이 싱싱한데다가 가격도 도시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오랜 세월동안 울진시장을 가꿔 온 장꾼들의 소박한 인정이 장터를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울진시장의 우(牛)시장에서는 하루 100~200마리의 소를 거래할 정도로 활성화됐으나 영농 방식이 기계화되면서 많이 위축됐다.

하지만 대게와 오징어 등의 풍부한 수산물을 비롯해 금강송 송이와 울진 통고산에서 채취한 산나물이 유명해 경북지역민 뿐 아니라 강원도민들도 시장을 찾는다. 대게와 송이 철에는 조금만 지체하면 동이 나고 없을 정도라고 하니 구입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울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5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교통편도 좋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200여대 수용 가능한 시장 전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내년이면 ‘울진 보부상 문화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시장 내와 인근에 보부상거리와 주막거리, 시장을 상징하는 조명탑과 보부상 조형물, 작은 공원도 들어선다.

지난 2012년 50여개의 전국 지자체가 공모한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으로, 국비 7억원을 지원받아 침체된 울진 중심상권을 울진보부상 옛터로 재조명해 상권 활성화를 꾀하는 사업이다.

▲장을 본 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사진/김희정 기자)

상인들의 의식개혁이 시장 최대 강점

지난해 10월 울진시장 상인회는 ‘제1회 울진시장 상인대학’ 졸업식을 가졌다. 시장 활성화와 울진경제 발전을 위해 유통환경의 변화, 고객만족의 효과 및 방법, 상인조직 마케팅 분임토의, 선진시장 견학 등을 통해 다양한 판매 기법과 고객중심의 경영마인드, 성공시장의 변화요소, 상인간의 일치단결 등을 중점 교육 받았다.

시장 상인회는 상인대학에서 배운 이론으로 영업에 잘 적용해 울진시장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 교육을 계기로 주먹구구식의 경영마인드에서 벗어나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주민들이 믿고 찾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진시장은 여타의 시장에 비해 먹거리가 부족한 편이다. 장날에는 든든한 식사부터 호떡, 어묵 등 남녀노소 입맛을 사로잡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가득하지만 평상시에는 시장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새마을레스토랑’이 거의 유일한 식당이다.

울진시장 상인들의 희로애락과 함께 해온 새마을레스토랑은 새벽버스를 타고 시장을 방문한 할아버지, 할머니와 그들의 손을 잡고 따라온 손자와 손녀들로 늘 북적인다. 잔치국수와 순대, 곱창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정겨운 곳이다.

울진시장은 먹거리 다양화를 위해 울진군과 협의해 시장 내에 ‘다문화식당’을 운영한다. 울진군내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시장고객들에게 다양한 모국의 음식을 선보이고 판매하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문을 연다.

▲노휘국 상인회장.(사진/김희정 기자)

울진시장 노휘국 상인회장 인터뷰

울진시장 노휘국(59) 회장은 “울진시장은 울진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 울진군청과 바로 인접한 시가지 중심에 있는 전통시장”이라며 “지역민들이 직접 재배한 싱싱한 현지 특산물과 토산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살아 있는 듯 펄떡이는 어시장코너와 건어물, 채소가게들, 새마을레스토랑 등 시장 곳곳에서 전통시장 특유의 인심과 정을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울진시장 상인회는 자체 시장 활성화와 정화활동으로 대형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를 이루고, 서민들의 정겨운 민속장터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장은 “하지만 상인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울진군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아케이드는 노후화됐고, 비가림, 해가림 시설조차 없어 천막이나 파라솔로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땡볕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을 보거나 장날에 비라도 오면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들을 속수무책으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 너무 안타깝다. 노 회장은 자치단체와 정부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시장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불만사항이 있다면 즉시 시장 내에 위치한 상인회 사무실을 찾아주기 바란다. 성심성의껏 돕겠다”고 말했다.

울진시장은 연호정, 울진엑스포공원, 울진향교, 불영계곡, 망양정 등의 관광지가 가까이에 있다. 앞으로 노 회장과 시장 상인회는 경북도, 울진군 등과 연계해 울진시장이 관광객들에게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 회장은 “무엇보다 시장의 숙원사업인 문화관광형시장 선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의 역량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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