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경제의 개념이 다양해지고 있다. 자본주의 혹은 시장경제와 공산주의 내지는 사회주의로 단순히 양분하던 경제 개념은 이제 소싯적 얘기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장점을 모아보자는 ‘사회적 경제’다.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경제로서 부각됐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가치를 복원하고 사회 공익성과 이윤 창출을 통한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도 사회적 경제의 주된 방향이기도 하다.

여기에 사회적 경제의 일환으로 공유경제가 활발해지고 있다. 공간을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시스템인 공유경제는 단순한 매출 올리기보다는 공간 활용까지 효율적으로 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공유경제가 낳은 창업 스타일이 바로 ‘숍인숍’ 창업이다.

▲휴대폰 숍인숍 매장.(사진/홍석천 기자)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숍인숍

과거에는 목욕탕 내의 이발소나 동물병원 안에 애견 미용실을 운영하는 등 동종업계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숍인숍 매장이 최근에는 편의점과 세탁소의 결합, 카페 안의 레코드 판매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게 안에 가게가 들어가는 숍인숍 매장은 소자본을 갖고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방식이다.

권리금, 임대보증금, 시설비 등의 고정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매장의 고객들을 활용해 별도의 마케팅 투자가 없이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입지 선정과 아이템만 좋으면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숍인숍 방식의 큰 장점이다.

숍인숍이라는 점포 임대방식은 다세대 주택처럼 한 지붕 아래 두 집이 사는 것과 같다. 즉 소액으로 기존 상가에 또 다른 작은 점포를 차리는 것을 말한다.

주로 대형 마트나 아울렛 등에 입점하는 숍인숍 매장은 권리금이 없고 점포 비용도 대부분 수수료 방식이다.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자도 장사 수완만 좋으면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에서 올린 상가 건축물 입점 절차와 기준을 개선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희의를 통과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건축물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숍인숍 창업이나 관련 업종전환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숍인숍 창업 왜 인기일까

숍인숍은 운영 중인 매장의 유휴공간을 이용해 제2의 수익을 창출하기 적합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옷가게에 커피 전문점과 같은 연결 아이템을 고려해 별도 점포를 입점시키는 것이다.

입점 점주가 나가는 경우 원상 복구에도 문제가 없다.

숍인숍 창업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투자비용이다.

숍인숍 창업이 불황기 창업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가장 큰 원인도 역시 창업비용 때문인 것이다.

기존 점포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권리금이 없어서 아이템 설치비만 감당하면 되므로 창업비용이 적게 든다.

여기에 기존 점포와 관련된 아이템을 취급할 경우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에도 유리한 측면도 있다.

주유소 한쪽에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개업해 주유 중인 운전자 고객들을 끈다거나, 영화를 보러 온 젊은 연인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극장 한 구석에 카메라폰 자동인화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럴 경우 숍인숍 창업자뿐만 아니라 기존 점주도 매출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공유경제의 윈윈 효과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숍인숍 창업은 적은 금액의 투자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의 이전이나 재개업이 용이하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숍인숍 창업에 적합한 장소는

매장 일부를 개조해 기존의 가게에 다른 점포를 꾸미는 숍인숍 창업은 매장 크기를 굳이 대형화 할 필요가 없다.

창업 전문가들은 매장 크기를 9㎡이하, 장소는 점포 안이나 점포와 부속된 처마나 주차장을 활용해 네일아트나 액세서리, 혹은 아이스크림 같은 단품이나 유행업종을 취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기존 가게와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업종이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숍인숍 창업을 마음먹고 장소를 물색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은 1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소는 빌딩이나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이 좋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편의점 구조조정과 손님 끌기 차원에서 내부를 숍인숍으로 임대해 주는 곳도 있다.

숍인숍 전략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좋은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원 매장 운영자가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마케팅을 펴기가 힘들므로 상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 지는 것이다.

숍인숍 창업을 하려는 사람은 우선 메인 상권에 있으면서도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상가를 찾을 수 있는 상권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시간당 유동인구가 일정 수준 이상 돼야 하므로 사업시작 전에 유동인구 숫자를 정확히 계산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 부가 아이템을 제시하고 점주와 입주 조건 등을 협상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숍인숍 창업 유의점

1.아이템 선택 - 입점하기로 한 점포의 아이템과 연관성이 있는 걸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패션과 관련된 점포에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면 과연 고객들이 좋아할까. 그런 경우라면 패션아이템과 관련 있는 악세사리 전문점 등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점포와 조화로운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2.입지선정 - 숍인숍 창업도 입지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숍인숍 창업은 홍보나 광고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홍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좋은 입지의 기존 점포를 선정해 입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인테리어 - 숍인숍 형태는 대부분 소규모이고 종업원도 없거나 적기 때문에 자칫하면 손님들이 인식하지도 못한 채 지나쳐 버리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기존 가게와 조화를 이루면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서 이목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4.계약 - 점포 임대료가 줄어드는 대신 기존 점포의 주인과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월세 이외의 관리비, 임대기간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명시해 놓은 계약서를 작성해 분쟁의 소지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홍석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