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고객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금감원에 적발됐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카드가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고객의 카드 이용실적 등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고객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카드도 발급해 주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의 이런 행위를 적발하고 법정 최고 한도인 과징금 5천만원과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했다.
또 팀장급 4명에 대해서는 법규 위반 정도에 따라 감봉 3월~견책 등의 징계를 내리고, 임원 5명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10년 5월∼2014년 2월에 회원의 동의를 받지도 않고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자신이 모집한 신용카드 회원의 카드 이용실적과 현금서비스 사용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회사 내부의 '신규회원 이용 여부 조회' 화면을 카드 모집인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카드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권유하게 한 것이다.
이 화면에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7자리는 물론, 전화번호, 상품명, 탈퇴 여부, 신용카드 이용금액, 현금서비스 사용 여부 등을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신용카드 모집인 1만3천여명이 자신이 모집한 신규 회원 145만여명의 카드 이용실적을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카드는 또 2012년 10월부터 개인 신용정보 제공을 필수 동의사항으로 정해 고객이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신용카드 발급을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올해 초 롯데카드에 대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 검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롯데카드는 대규모 정보유출로 박상훈 전 대표와 박모 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이 해임권고 처분을 받는 등 다수의 임직원이 징계를 받았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에게 회원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 사실이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다른 카드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통해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한 관계자는 "검사 결과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조치를 완료했다"며 "앞으로 신용카드 발급 거절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