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정부가 다방면의 사업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에 지원하고 있는 국고보조금이 관리․감독기관인 환경부의 관리태만으로 업체가 관련 비용을 부풀리거나 허위서류를 만들어 보조금을 청구했던 것이 몇 년 동안 드러나지 않았다가 감사원 감사에서야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제4회 기후변화주간행사 정산결과’와 ‘2013년 제5회 기후변화주간행사 정산결과’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2년 ‘제4차 기후변화주간 통합홍보캠페인’을 위한 국보보조금 6000만 원을 교부했고, 2013년에는 ‘제5차 기후변화주간 통합홍보캠페인’을 위해 2억 5200만원을 국조보조금으로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주간행사는 지구의 날(4월 22일) 전후 1주일(4.18~4.24) 동안 진행되는 행사로, 환경부에서는 탄소 녹색사회 구현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사회적 관심․참여를 증대하고 녹색생활 실천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에 국고보조금을 교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온실가스 줄이기 국민실천프로그램 공모사업, 그린리더 양성 및 기후변화교육 지원, 그린터치 보급, 네트워크 관리, 홍보․캠페인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환경부에서 교부한 국고보조금을 재원으로 2012년에 ㈜크리에이티브피앤피 등 2개 업체와 창작동요제 등을 개최하고 기후변화주간 통합홍보 등을 진행했고, 2013년에는 3개 업체와 걷기대회와 기후변화주간 통합홍보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 용역계약을 맺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및 제2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르면 보조사업자가 보조사업을 완료했을 때에는 보조사업의 실적을 기재한 보조사업 실적보고서를 작성, 중앙관서의 장(환경부 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중앙관서의 장이 보조사업의 실적보고를 받았을 때에는 그 보조사업의 실적이 법령의 규정, 보조금의 교부결정 내용 또는 법령에 의한 중앙관서의 장의 처분에 맞게 사용되었는지를 심사해야 한다.

그런데 환경부는 ‘2012년 제4회 기후변화주간행사 정산결과’를 제출받은 후 정산내역이나 증빙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이를 확정했고, 2013년 기후변화주간 행사용역 역시 2012년 용역업체(㈜크리에이티브피앤피)를 비롯해 동 업체의 협력업체와 진행했다.

그런데 이 업체가 전자세금계산서 사본을 위․변조하는 방법으로 2년 동안 실제 집행금액보다 약 3천만 원을 넘은 금액을 더 지급받았음이 지난 8월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것이다.

한편 이 사업뿐만 아니라 환경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상하수도협회는 2009년부터 ‘세계 물의 날 행사’ 등 각종 용역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미 공제받거나 공제받을 예정인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의 공제액을 용역사업비에 포함해 정산서류를 제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환경부 담당부서인 수도정책과에서 정산 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의 공제액 포함 여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이를 그대로 정산하는 바람에 지난 2009년부터 지난 8월 감사원 적발 당시까지 1억 1700여만 원을 국고에 반환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지난 8월 22일에 이를 반환했다.

은수미 의원은 “국고보조금은 그간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매년 정부 총지출 증가율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국가재정의 건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고보조금을 집행하는 담당자들이 자신의 돈처럼 철저하게 따지고 챙기고 관리하지 않는 한 돈이 줄줄 새는 것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고보조금과 정부출연금 비리와 관련된 공직자나 업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