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22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파업 찬반투표 개표장에서 개표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가 22일 가결됐다. 하지만 노조는 당장 파업을 실시하지 않고,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1만7906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1만313명 가운데 1만11명(투표자 대비 97.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는 2001년 이래 13년 만에 실시된 것이며,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단 노조는 파업을 실시하는 대신 사측과 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23일에는 노사 실무협상, 24일 오전에는 41차 본교섭을 갖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파업 찬반투표 실시와 관련해 갈등을 빚었다. 노조 측은 사측이 파업 투표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며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사 교섭은 지난달 19일 40차 이후 중단됐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임원 30% 감축’이라는 고강도 개혁 방안을 꺼내들었을 때도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개선이 없다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노무관리 신임본부장이 지난주 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고, 지난 20일 사 측이 투표개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23일 CNB와 통화에서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노무관리 인사들이 직접 방문하고, 대표 명의로 사과를 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일단 교섭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24일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실행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대화를 통해 교섭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