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이 촘촘한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장기 연구개발 과제 상당수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한국선급과의 네트워크 R&D과제 마케팅에 이어 자피아도 서슴지 않았다. 자피아는 자신이 기획한 R&D과제를 자신이 수행하는 것으로,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집계결과 자피아는 944명에 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진태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원 춘천)은 15일 최근 5년간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장기 R&D 예산이 투입된 과제를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SNA(소셜네트워크분석) 현황을 공개했다.
김진태 의원실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중장기 R&D 예산이 투입된 과제 가운데 한국선급이 기획하거나 참여한 51개 과제에 대해 기술로드맵, 기술위원회기획위원회, 기획실무위원회, 과제선정평가위원회, PD, 참여연구원 총 3015명의 인물간 17만4135건의 관계를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한국선급이 기획하거나 참여한 51개 과제는 정부 출연금 1676억원이 투입됐다.
한국선급이 수주한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산기평 R&D 과제 가운데 한국선급은 평균 연도별 4.6건을 수주했고, 수주금액은 주관기관으로 참여한 63억원과 참여기관으로 참여한 270억원 등 총 333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한국선급 김모 연구원은 산기평의 중장기 과제를 7건 수주해 수행했다.
한국선급은 지난 2013년 평형수 관련 R&D를 수행한 곳으로 세월호 관련 해운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선박 평형수와 관련한 비리를 확인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를 전격 압수수색한 결과 국토해양부 전모 주무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06년부터 5년간 국비 120억원을 받아 연구한 선박 평형수 정화기술 자료를 받아 2013년 한국선급에 이메일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선분야는 더 심했다.
최근 5년간 조선분야 R&D 중 한국선급이 수주한 R&D 과제는 42건 가운데 11건(26.19%)에 참여했고, 예산만도 288억원(33.79%)에 이르렀다.
특히 2012년에는 과제 건수로 80%를 한국선급이 수주했다.
이같은 결과는 SNA(소셜네트워크분석)를 통해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한국선급이 기획한 12건 과제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수행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기획한 과제 13건을 한국선급이 수행하는 등 이들 두 기관간 총 25건의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 예산은 305억원에 달했다.
현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54개 기관과 과제를 주고 받는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한국선급 51개 기관, 대우조선해양 50개 기관, 서울대 49개 기관 순이다.
자신이 과제를 기획하고 본인이 스스로 기획한 과제를 수행하는 '자피아'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선급 강모 연구원은 본인이 기획한 과제 4개를 본인이 직접 수행했다. 예산만도 총 104억원에 이르렀다.
한국광기술원 백모 연구원은 본인이 기획한 과제 6개, 총 예산 202역원을 직접 수행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산기평 중장기 R&D 예산이 투입된 과제 1271건을 기술로드맵, 기술위원회기획위원회, 기획실무위원회, 과제선정평가위원회, PD, 참여연구원 총 4만5904명 인물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피아 행위를 한번이라도 한 사람은 944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