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4.09.24 16:08:05
제9대 춘천시의회 개원과 동시에 발생한 의장 선출과 관련한 파행의 중심에 선 김영일 춘천시의장은 "내 이름 석 자를 쓸 때 갈등도 컸다. 의장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시의장 선출과 관련한 김영일 의장의 발언은 지난 7월 시의장 파행 이후 처음이다.
김영일 의장은 24일 제250회 정례회를 폐회한 후 시의장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의장 선출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7월 7일 춘천시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제9대 의장으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일 의원을 선출했다. 하지만 5선인 김영일 의장의 선출은 의회 파행의 신호탄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춘천시의원들이 3선인 이원규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한다는 시나리오가 뒤집힌 까닭이다.
김영일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춘천시의원 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원규 의원을 의장으로 추대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당내 결정을 뒤집은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춘천시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 11명, 새누리당 10명의 여소야대 구도로, 의장 선출 2차 투표에서 김영일 의원은 11표를 얻어 10표를 얻은 이원규 의원을 제치고 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영일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급기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의원직 사퇴와 새누리당 의원들과 야합한 해당행위라며 도당에 윤리위원회를 통한 제명절차를 청원했다.
당시 결정과 관련해 김 의장은 "새누리당과 일체 협의한 적은 없다"고 선을 긋고 "새누리당 소속인 최동용 시장과 향후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 등을 고려한, 민주당 승리를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선거가 끝나자마자 여러 경로를 통해 3선의 이원규 의원과 황환주 의원이 상하반기 의장을 맡는다는 식의 이야기가 들려왔다"면서 "또 같은 선거구 출신인 이원규 의원과 유호순 의원, 윤채옥 의원이 의장과 부의장, 내무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이 맞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현재 새누리당 유호순 의원은 부의장을, 윤채옥 의원은 내무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일 의장은 반성의 뜻도 내비쳤다.
김 의장은 "2차 투표 때 내 이름 석 자를 쓰면서 갈등도 컸다. 새누리당이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표결 결과에 나도 놀랐다. 솔직히 의장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고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윤리위원회를 통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도당으로부터 소명자료를 요구 받았으나 제출하지 않았다.
김영일 의장은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생각이다. 선출 과정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일일이 적는다는 게 옳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 출동 조치도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중앙당 차원의 조사는 마친 상태"라면서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회의를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의 사례이기는 하나 해당 행위를 한 당원이 윤리위원회가 요구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출당 조치된 사례도 있다"고 말해 출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자체가 어수선한 상태인 만큼 윤리위원회가 구성의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폭행사고와 관련한 이야기도 했다.
김영일 의장의 말을 종합하면 A의원은 김 의장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선거사무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찾아와 가족과 지인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도 갖고 있다. 하지만 함구했다. 7.30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 하지만 A의원은 동료의원에게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했고, 경찰 조사와 함께 언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한편 춘천시의회는 24일 행복도시춘천만들기 위원회 조례안 등 8건의 조례안과 2013 세입세출결산 승인, 경춘선 복선전철 종착역 청량리 연장 특위 구성 등을 심의하고 제250회 정례회를 폐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