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펼쳐질 ‘이스탄불 IN 경주 2014’의 성공을 위해 무대 위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문화축전의 깊이를 더하고 있는 통역담당자와 공연팀, 의전 도우미 등. 이들은 행여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는지 먼저 다가가 친근하게 말을 걸고, 자국의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세나 세반잔/의전 도우미
“고향인 이스탄불의 카디르 톱바쉬 시장님의 의전을 맡아 영광이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세나 세반잔(23)씨는 지난 12일 열린 ‘이스탄불 IN 경주 2014’ 개막식에서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 등의 의전을 담당했다.
세나씨는 “한국에 온지 1년 반 전도 됐다. 이스탄불 측 관계자 중 친구가 있는데, 그의 권유로 의전 도우미로 참가하게 됐다”면서 “고국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척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식 이후에는 행사 기간 동안 ‘이스탄불 IN 경주’를 찾는 VIP들의 의전 및 통역, 터키 공연팀과 한국 측 행사 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다.
세나씨는 “생각보다 너무 바빠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보람이 더 크다”면서 “무엇보다 ‘형제의 나라’에서 온 친구라며 챙겨주는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헤일 달/통역 담당
터키 전통 커피와 차이, 셰르벳, 로쿰 등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공간인 ‘카페 이스탄불.’ 경주 예술의전당 야외무대 옆 잔디광장에 마련된 이곳에는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로 연일 진풍경을 이룬다.
“이건 ‘로쿰’이라는 디저트인데 터키에 오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꼭 맛보는 거예요. 터키식 사탕이라고 할 수 있죠. 한국의 ‘엿’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한국인 못지않게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며 관광객들에게 자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수헤일 달(23)씨는 터키 카이세리의 에르지에스 대학교에서 한국어·한국문학을 전공해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도 능통하다.
수헤일 씨는 “한국에 온지 6개월 정도 됐다. 고국에서 큰 국제행사를 개최한다기에 주저 없이 통역으로 지원했다”면서 “카페 이스탄불의 경우 무료로 각종 디저트를 나눠주다 보니 관광객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잠시도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지만 고국 터키의 문화를 느끼고 알아보기 위해 ‘이스탄불 IN 경주’를 찾아준 고마운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절로 기운이 난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아이셰귤 올계&아이셰 클른치/터키민속무용단
“I love Korea!”
한국말과 영어 모두 서툴다는 두 명의 미녀 무용수는 ‘이스탄불 IN 경주’를 계기로 한국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터키민속무용단원인 아이셰귤 올계(21)씨와 아이셰 클른치(21)씨는 현재 터키의 아시아 지역을 가리키는 ‘아나톨리아(어머니 태양의 땅이란 뜻)’의 역사와 문화, 관용의 정신을 담은 민속공연 ‘아나톨리아의 사랑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의 밤을 터키의 멜로디와 몸짓으로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는 두 사람은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터키 전통무용의 진수를 선보일 수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터키에 있을 땐 한국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이스탄불 IN 경주’를 계기로 한국문화를 많이 알게 됐다. 앉아서 식사를 하는 점(좌식문화) 등 터키와 한국은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면이 많다. 형제의 나라답다”면서 “이스탄불 홍보관은 ‘Very good’이다. 관광객들이 꼭 둘러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두 6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된 이스탄불 홍보관은 신라와 함께 한 오스만 튀르크의 2000년 역사와 지난해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감동을 보여 준다. 터키 왕들과 이스탄불의 탄생을 살펴볼 수도 있다.
3D영상관에서는 술탄들의 거처였던 톱카프 궁전과 비잔틴 최고의 건축양식으로 손꼽히는 성소피아 박물관 등 이스탄불의 유적지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터키와 관련된 이미지를 트릭아트로 만나보고, 신라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터키의 오랜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경북=김희정 기자)